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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자구안…'박삼구 사퇴+α' 주목

  • 2019.04.01(월) 11:31

산은과 재무구조 개선약정 연장 여부 논의
금호고속 지분 출연 관건...박 회장 경영 복귀 차단 불가피

오는 6일로 끝나는 KDB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의 연장 여부가 이번주에 가려진다. 산은은 이미 재체결 의사를 밝혔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안이 채권단의 요구를 얼마만큼 담아내는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1년간 자구안 이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최근 부실회계 문제로 시장의 불신을 산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총수 퇴진'을 넘어서는 강력한 자구안이 요구될 것이란 관측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산은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약정 연장 여부가 논의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작년 4월 6일, 1년 기한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었다.

산은은 업계의 우려와 달리 이미 연장 의사를 밝혔다. 당초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한정' 감사 의견을 받은 것 때문에 산은 내부적으로 재무개선 약정 논의를 중단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그러나 산은은 지난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임 발표 직후 "빠른 시일내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히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를 체결하겠다"며 연장 의사를 내비쳤다.

산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이 국적 항공사인데다 기간산업인 만큼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으로 돌리기에는 스스로도 부담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박삼구 회장의 퇴진 또한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산은은 현재 진행중인 실사 결과와 아시아나항공이 제출할 자구안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건은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안이 산은 등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게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사보고서 문제로 시장의 신뢰를 상실했고, 1년 간의 자구안 이행에도 유동성 위기가 여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산은과의 MOU를 통해 ▲비핵심자산 매각 ▲전환사채 및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자본 확충을 통한 단기 차입금 비중 개선 등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CJ대한통운 지분 매각(940억원), 1000억원 전환사채 발행, 광화문 그룹 사옥 매각(4180억원) 등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현재 아시아나한공의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649%, 개별기준 814%에 달한다. 올해 갚아야할 차입금만 해도 1조3000억원 규모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 규모(4637억원)의 3배에 달한다.

일각에선 박삼구 회장 일가가 보유 중인 금호고속 지분 출연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박 회장(31.1%)을 포함한 일가 지분만 50%를 넘어선다.

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 금호고속을 통해 그룹 지배력은 유지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 회장은 앞서 작년 말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만기 연장을 위해 금호고속 지분 일부(5.28%)를 산은에 넘긴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1년전 맺은 자구안 이행으로 내놓을 만한 자산이 대부분 매각된 상황이다. 결국 금호 일가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을 얼마나 더 내놓을 지에 따라 산은과의 재체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다만 채권단이 금호고속 지분 전량 매각을 요구할 경우 향후 박 회장의 경영 복귀는 사실상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이밖에 자회사 6곳의 지분(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이나 보유 부동산, 박 회장의 사재(私財)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고속 등 우량자산의 지분을 얼만큼 내놓을 지가 이번 자구안의 핵심"이라며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준의 자구안을 내놓는다면 영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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