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학원’은 법인명이 아니다. 브랜드(상표)명이다. 법인은 따로 있다. 대성출판㈜이다. 1965년 5월 대성학원으로 설립된 뒤 1969년 6월 법인 전환하면서 만들어진 대성학원 계열의 모태다.
대성학원은 하나의 법인이 여러 학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학원마다 제각기 별도법인을 두고 운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메가스터디가 메가스터디교육 하나의 법인 아래 재수종합학원, 단과·독학학원, 기숙학원 26개를 직영하는 것과 대비된다.
대성학원의 원조 노량진대성학원의 운영 주체는 대성출판이다. 노량진대성 학원사업이 주수입원(2019년 매출 90%)이다. 소유중인 건물도 적잖아 임대수익이 생긴다. ‘대성학원’, ‘대성N학원’, ‘대성N스쿨’ 등의 상표권을 소유, 관계사들의 상표권 사용료도 한 몫 한다.
보기 드문 ‘자산주(株)’다.
노량진대성이 최상위권 재수생들의 ‘메카’(성지) 강남대성학원의 위세에 눌려 그렇지, 대성출판은 허투루 볼 계열사가 아니다.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 교통요지에 위치한 노대 건물은 물론 노대 앞 대도로변의 백이빌딩(6층), 상가(3층) 등이 대성출판 소유다. 토지 공시지가도 758억원(2019년 말)이나 된다.
최대주주다. 디지털대성 지분 11.4%도 소유 중이다. 주식가치가 203억원(2020년 3월 말 주가 7880원 기준)이다. 벌이도 제법 된다. 2015년 이후 한 해 매출 110억~120억원대에 순익으로 적게는 13억원, 많게는 26억원을 벌었다.
대성출판의 기업가치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하나 있다. 2015년의 일이다. 대성출판은 자사주 3085주(3.43%)를 사들인 뒤 같은 해 관계사 대성교육출판에 넘겼다. 당시 매긴 주당가격이 67만원(액면 1만원)이다. 5년전 값으로 쳐도 603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돈 아쉬운 소리 할 필요가 없다. 재무건전성이 좋아서다. 2004년 이후로는 외부차입금이 전혀 없다. 이익잉여금은 236억원(2019년 말) 쌓여있다. 부채비율은 3.78%에 불과하다.
올해 76세.
대성학원 2세 경영자 김석규(76) 회장의 나이 어느덧 희수(77세)를 앞두고 있다. 알짜배기 대성출판의 경영권을 물려줄 채비를 하고 있다. 후계자는 정해져 있다. 창업주의 장손이자 김 회장의 아들인 김세연(44)씨다. 김 회장과 함께 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2~3세 부자(父子) 경영체제가 된 지는 얼마 안됐다. 김 회장이 김만기(1918~2005) 창업주의 대표 자리를 물려받은 게 2001년 6월. 이어 2012년 2월 차남 김인규(74) 강남대성학원 대표가 합류, 형제경영을 했다. 2017년 6월 김 대표가 물러나고 대신 앉은 이가 김세연씨다.
미국 보스턴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이다. SK 계열 SKC, SK텔리시스 등에서 근무했다. 2011년 3월 디지털대성에 합류, 현재 경영지원실 상무로 활동 중이다. 2013년 3월부터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대성학원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창업주 2~3세 중심의 오너 경영이 이뤄지고 있지만 유일한 상장사 디지털대성은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다. 김희선(52) 사장이다. 다만 3세들이 이사진에 포진해 있다. 김대연(48) 부사장과 김세연 상무다.)
대성학원 계열 지배구조는 창업주 일가의 지분 분산소유를 특징으로 한다. 계열사간 출자가 아니라 일가가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직접 골고루 보유하고 있는 게 남다르다.
디지털대성만 다소(?) 예외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6.53%(2020년 3월 말)다. 1대주주 대성출판(11.4%)를 비롯해 강남대성학원(9.6%) 등 6개 계열주주사가 26.65%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창업주 일가의 지분이 적은 건 아니다. 개인주주가 34명으로 2~3세는 물론 4세들까지 망라된 일가가 주류(主流)다. 몇몇 경영진을 포함해 19.84%를 가지고 있다.
대성출판은 주요주주들이 2세 일색이다. 김석규 회장이 1대주주다. 9.57%를 가지고 있다. 김원규(71) 단우개발 대표 4%, 김문규(69) 대성교육출판 대표 4.45%, 김현주(63) 중앙대 교수 6.27% 등 24.29%다. 또한 기타주주 지분 48.9% 중 상당수 지분을 3~4세들이 소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계열주주사로는 대성교육출판(3.43%)이 눈에 띄는 정도다.
따박따박. 창업주 일가들에게 알토란 같은 배당금이 주어지고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대성출판 주주는 2003년부터 확인 가능한데, 김석규 회장이 현재까지 챙긴 배당금이 32억원이다.
대성출판이 주주들에게 매년 예외없이 배당금을 쥐어주고 있어서다. 2003년 이후 총 192억원이다. 2015년 부터는 해마다 적게는 15억원, 많게는 30억원을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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