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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 백신 부작용의 핵심은 'LNP'

  • 2021.06.03(목) 07:30

mRNA를 세포 내부에 전달…부작용 유발도
LNP 활용 mRNA 연구… 타 질병 백신 개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의 포문을 열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의 mRNA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면서다. mRNA 백신은 기존 백신과 비교해 안전성과 신속성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mRNA 백신 부작용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위험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mRNA 백신이 향후 코로나 백신 외에 다른 질병의 백신으로까지 개발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안전성과 신속성 갖춘 mRNA 백신

mRNA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기존 백신과 비교했을 때 안전성과 신속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우선 백신의 전달체로 사용되는 mRNA는 우리 몸에 있는 mRNA를 모방해 만들었기 때문에 독성이 없다. 또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의 유전자 정보만 알면 빠르게 백신을 설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mRNA 백신 연구는 꽤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다. 기술의 부족으로 백신을 상용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mRNA 백신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1990년대다. 체내로 주입한 mRNA가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다. mRNA 백신이 관심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전부터다.

잇따라 나오는 mRNA 부작용 사례

하지만 mRNA 방식을 사용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mRNA 백신의 대표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스' 반응이다. 아나필락시스는 백신 접종 후 발진이나 급격한 혈압 저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증상이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화이자 1차 접종자들의 부작용 사례를 보면 10만명에 1.1명꼴로 아나필락시스 사례가 나타났다. 독감 백신 접종에서 아나필락시스가 100만명에 1명 정도로 나타나는 것과 비교하면 10배 높은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을 만드는 미국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오는 3분기부터 본격 생산하기로 했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약바이오 전문가들은 mRNA 부작용 위험성이 나오는 이유로 '지질나노입자(Lipid nano particle, LNP)'를 꼽는다. LNP 속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 PEG) 성분이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7일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한 '백신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웨비나에서 이혁진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는 "mRNA 백신에 포함된 PEG 성분이 PEG 항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mRNA 백신에서 PEG를 대체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NP, mRNA 부작용의 핵심 열쇠

mRNA 백신을 통해 mRNA가 세포 안에 있는 세포질에 도달하면 단백질이 생성된다. 하지만 mRNA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mRNA 분자가 불안정한 분자이고 세포의 크기가 커서 세포막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mRNA 분자는 인체 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그래서 mRNA를 안정적으로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것이 백신 연구의 숙원이었다.

LNP는 mRNA가 세포 안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LNP는 일종의 작은 지방 덩어리다. mRNA를 LNP로 감싸 보호하는 단백질 발현을 돕는다.

지질 나노 입자(LNP) 단면 / 사진=코덴파마 홈페이지 캡처.

LNP는 크게 △이온화지질 △콜레스테롤 △폴리에틸렌 글리콜(PEG)로 구성돼 있다. 이온화지질은 mRNA가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막을 쉽게 통과하도록 돕는다. 콜레스테롤은 mRNA 분자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세포질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PEG는 세포 내로 전달된 LNP가 몸속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게 해준다.

문제는 PEG 성분이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포함된 PEG 성분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PEG 항체 수치가 높아지면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mRNA 백신의 부작용과 PEG 관련성이 적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백신에 포함된 PEG 함량이 부작용을 일으키기엔 너무 적은 양이라는 의견이다. 코로나 mRNA 백신에서 LNP를 만들 때 들어가는 PEG 함량은 1% 내외다. 모더나의 경우 10μg(마이크로그램), 화이자는 3μg 정도다.

코로나 끝나도 mRNA 연구는 계속

mRNA 백신의 안전성 의혹에도 향후 암 예방 백신 등 여러 분야에서 mRNA 연구개발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내에서도 mRNA 백신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인 에스티팜은 지난 1일 국내 최초로 LNP 방식을 적용한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티팜은 스위스의 제네반트 사이언스로부터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에 필요한 LNP 기술 도입에 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는 "코로나 백신에 이어 향후에는 암이나 유전성 대사질환 등에 RNA 치료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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