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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도 2천만원 넘는데…'SM6는 가성비다'

  • 2021.10.11(월) 07:40

[차알못 시승기]
2022년형 SM6, 가격 경쟁력 승부수
토션빔 서스펜션 한계…승차감은 아쉬워

"SM6요? 한마디로 가성비죠"

지난 7일 르노삼성자동차 '2022 SM6' 시승 행사에 동승한 인스트럭터에게 차 소개를 부탁하자 돌아온 답이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의 풀옵션 차량과 SM6 기본형의 가격 차이가 40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출발해 강원도 춘천을 찍고 돌아오는 약 130km 거리를 시승하는 동안 SM6는 '모나지 않은 차'라는 느낌을 줬다. 외관이 화려하거나 주행 성능이 강력하진 않았지만 중형 세단이 가져야 할 안정감을 느끼기엔 충분한 차였다. 

'2022 SM6'의 모습.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이번 SM6는 지난해 7월 출시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의 연식변경인 만큼 외관 디자인 변화는 없었다. 그래도 진부하진 않았다. SM6 특유의 굵은 가로선 라디에이터 그릴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헤드램프, 중간에 위치한 르노삼성차의 로고가 주는 매끄럽고 깔끔한 인상 때문일 것이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도 있다. 이번 SM6엔 인카페이먼트(In-Car Payment)가 더해졌다. 인카페이먼트는 편의점, 식음료 가맹점 등의 메뉴를 차 안에서 주문할 수 있는 르노삼성차의 차량용 결제 서비스다. 내비게이션에 설치된 앱에서 주문과 결제를 하고 목적지에 가면 직원이 직접 주문한 음식을 픽업해주는 식이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세로 형태의 9.3인치 내비게이션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초보 운전자에게 주행 중 내비게이션 보기는 어려운 '미션'이다. 그러나 SM6의 내비게이션은 비교적 큰 디스플레이 덕에 눈에 잘 들어왔다. 가로형 내비게이션 형태가 익숙한 기존 운전자에겐 다소 어색한 느낌을 줄 순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로 형태로 된 9.3인치 디스플레이 기반 내비게이션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주행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건 의외로 승차감이었다. '승차감이 부드럽다'는 느낌이 딱히 들지 않았다. 인스트럭터가 기자에게 승차감을 묻길래 "승차감이 나쁘진 않지만 딱히 좋다고도 못 느끼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인스트럭터는 "SM6에 토션빔 서스펜션이 장착됐기 때문일 것"이라며 "토션빔 서스펜션의 장점은 튼튼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승차감은 다른 서스펜션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SM6가 토션빔 서스펜션을 선택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주로 준대형 세단에 적용되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하면 안정적인 승차감은 줄 순 있지만 차 가격은 올라간다. SM6가 가성비를 앞세운 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됐다.

엑셀을 밟을 때 차가 부드럽게 밀고 나가는 느낌도 부족했다. 멈춘 상태에서 엑셀을 밟을 때 반응이 바로 오지 않고 퉁 튕겨 나가는 느낌도 받았다. 연식변경 전 모델에서도 지적되던 울컥거림(Jerking) 현상이다. 르노삼성은 이를 최적 튜닝으로 개선했다 했지만 아예 없애진 못한 듯했다.

인스트럭터는 "국내 소비자에게 '세단=부드러운 승차감'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다소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안정감이 없는 건 아니였다. 주행하는 동안 유독 코너링을 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차의 중심부에서 묵직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속도를 낼 때도 흔들림이 없었다.  

SM6의 내부 모습.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중간 경유지를 거쳐 돌아오는 길엔 TCe260 가솔린 엔진 모델에서 TCe300 가솔린 엔진 모델로 바꿔 시승을 했다. TCe260 가솔린 엔진과 TCe300 가솔린 엔진의 마력은 각각 156마력, 225마력이다.

약 70마력의 출력 차이에서 나오는 주행 능력은 확실히 달랐다. 그 차이는 고속도로에서 확연히 느껴졌다. 높은 속도로 달릴 때 앞으로 더 힘있게 튀어 나가는 느낌이 확실히 강렬했다. 빠르게 붙은 가속에 몸이 뒤로 살짝 뒤로 밀릴 정도였다. 오르막을 주행할 때도 더 힘있게 뻗어나갔다.

고속도로 주행 중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도 체험해봤다. 앞차와의 일정한 차간 거리를 유지하며 설정한 속도대로 자동 주행하는 기능이다. 앞차가 속도를 늦춰 차간 거리가 줄어들면 스스로 속도도 낮춘다. 

설정 속도를 시속 100km에 맞추자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두며 시속 97~103km 사이를 유지한 채 차가 스스로 달렸다. 터널 구간에서 앞 차와의 간격이 좁혀지자 스스로 속도를 시속 70km까지 낮췄다. 장거리 운전 때 확실히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기능이다.

주행 중인 SM6 모습. /사진=르노삼성차 제공

SM6는 30~50대를 겨냥한 차다. 하지만 첫차를 고민하는 20대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듯했다. 뛰어난 가성비 때문이다. 

TCe260 엔진을 탑재한 SE트림 '깡통차(기본형 모델)'는 23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와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최상위 풀옵션 모델과 비교하면 300만~400만원 정도 차이다. 보통 차를 5~8년을 타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듯 보였다. 물론 SM6도 옵션을 추가하다 보면 3000만원을 훌쩍 넘어가지만 말이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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