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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인프라 늘릴 대안은…

  • 2022.05.03(화) 17:03

기존 주유소, 자가발전 가능 스테이션 전환시켜야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진=김동훈 기자

[서귀포=김동훈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충전기 수급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기준 전기차 1대당 충전기는 2.2대 수준이었는데, 오는 2025년이면 전기차 보급량이 늘면서 1.9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공급하는 '분산 에너지'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전기차…부족한 충전 인프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3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분산 에너지 기반의 전기차 충전, 주요 동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선 전기차 충전 문제와 분산 에너지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김휘강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분산에너지과 서기관은 "국내 전기차 규모는 작년 23만8000대, 충전 인프라는 10만7000기"라며 "2025년이 되면 전기차 규모가 120만대 및 충전 인프라는 61만9000기로, 2030년은 전기차 362만대 및 충전 인프라 136만기가 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1대당 충전기가 2.2대였다면 2025년엔 1.9대, 2030년은 2.7대 수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우리 정부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탈탄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충전 인프라도 갖춰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는 한편, 기존 내연기관차용 주유소를 재활용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조치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에너지원의 탈탄소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도입이 필요하다"며 "기존 전력망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체계적인 분산 에너지 활용은 최우선 추진 과제"라고 말했다.

김휘강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이 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분산 에너지 기반의 전기차 충전, 주요 동향과 시사점' 주제의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해결책은 '분산 에너지'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려면 △선제적 분산 에너지 인프라 구축 △지역 특성 반영 △지방자치단체 역할 강화 △민간 시장 활성화 △요금 체계 개편 등이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분산 에너지의 확대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분산 에너지는 전력을 사용하는 공간·인근에서 전력을 생산·공급하는 체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기존 주유소를 자가발전이 가능한 에너지 수퍼 스테이션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에너지 수퍼 스테이션은 내연기관 주유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 소규모 연료전지 발전 등을 통해 전기차 충전도 할 수 있는 개념으로 고안됐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신규로 충분히 구축하면 이런 방식의 체계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러나 노후 아파트, 회사 건물 등 전국 곳곳에 충전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무엇보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쓸모 없어질 기존 내연기관차용 주유소를 폐기하는 것보단 재활용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면서 에너지 인프라의 효율적 사용이란 해석이다.

또 급증하는 전기차의 전력 수요뿐 아니라 전반적 전력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고려하면, 이같은 분산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통한 효율적 전력 사용 체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 서기관은 "정부는 전력 수요의 지역적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 ESS(에너지저장장치) 설치와 함께 전기차 충전기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자가발전이 가능한 주유소인 '에너지 수퍼 스테이션'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 에너지 수퍼 스테이션은 정부뿐 아니라 SK에너지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분산 에너지와 전기차 충전' 주제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고문, 최영석 차지인 대표, 김휘강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 최웅철 국민대 교수, 고윤성 제주특별자치도 저탄소정책과장, 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팀장 /사진=김동훈 기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도 발전시켜야"

민간에선 이를 넘어서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영석 차지인 대표는 "전기차 충전 설비를 구축하는 비용 대비 전기차 충전 수익성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단순한 전기차 충전을 뛰어넘어 분산 에너지 활용에 대한 요구가 지속 증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동훈 제주테크노파크 활용기술개발팀장은 "새로운 전력시장에선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신산업 육성 등 새로운 서비스 모델 적용을 통한 시장 활성화와 제도 마련도 필수적"이라며 "제주도의 경우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산업에 전력거래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전기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인 충전설비 구축과정에서 분산 에너지 활성화에 대한 이슈도 대두된다"며 "단순한 전기차 충전을 뛰어넘어 전력제어, V2G(Vehicle to Grid) 등의 구체적인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오는 6일까지 열리는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개막에 앞서 개최됐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 삼성SDI와 독일 완성차 BMW 외에도 미국 테슬라와 스웨덴 폴스타, 국산 초소형 전기차 '마이브' 등이 참여해 신제품과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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