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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4조 투자해 미국 양극재 공장 짓는 이유

  • 2022.11.22(화) 10:27

美 테네시주에 연간 12조만톤 규모 공장 건설
IRA 수혜 기대, 신성장동력 키워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테네시주 청사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양극재 공장 설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4조원을 투입해 연산 12만톤의 미국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첫 북미 지역 공장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신성장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첨단소재 사업의 성장도 기대된다.

美 진출로 IRA 수혜 기대

22일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테네시주와 양극재 공장 건설 MOU(업무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테네시주 클락스빌 170만여㎡ 부지에 30억달러 이상을 단독 투자해 공장을 짓는다. 양극재 생산 능력은 연간 12만톤 규모다. 이는 연간 500km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약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다. 

이는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한 복안이다. IRA이 시행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이 중요해진 만큼, 첫 북미 현지 공장 건립을 통해 혜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내년부터는 북미 지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해야 하고, 2027년에는 이 비율이 80% 이상까지 올라간다.

LG화학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통해 미국 IRA 등 글로벌 전지 소재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글로벌 고객사들이 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광물 및 재활용 업체와 원자재 공급망 협력도 추진 중이다.

검은색 분말 형태의 양극재./사진=LG화학 제공

생산능력 끌어올린다…라인당 연간 1만톤

테네시 공장에서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NCMA 양극재는 LG화학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함량을 높이면서 안정성이 높은 알루미늄을 적용해 출력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내년 1분기에 착공해 오는 2025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후 생산라인을 늘려나가 2027년까지 연산 12만톤 규모로 확대한다.

LG화학은 테네시 공장 생산라인에 고도화된 소성 공정 설계 기술을 적용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LG화학의 청주 양극재 4공장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기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라인당 생산량을 연간 1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테네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활용해 모든 생산공정의 자동화와 품질 분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장 운영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배터리·전기차 제조사 등 고객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과 수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한다.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예상 조감도./사진=LG화학 제공

왜 테네시일까

테네시는 캐나다 퀘벡과 함께 유력 후보지로 꼽혀왔던 지역 중 한 곳이다. 미국 중동부에 위치해 고객사 납품과 원재료 수입을 위한 지리적 접근성이 좋다. 주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설비와 토지에 대한 재산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테네시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공장도 자리해있다. LG화학은 얼티엄셀즈와 오는 2030년까지 양극재 95만톤(t) 공급 계약을 맺어놓은 만큼 위치 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SK온도 포드와의 합작 공장을 테네시에 짓고 있다.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공장 위치./사진=LG화학 제공

MOU 체결식 행사에서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LG화학이 테네시로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30억 달러가 넘는 투자는 테네시주가 전기차 산업의 선두주자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테네시의 인력과 친기업적인 환경이 LG화학에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소재 더 키운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첨단소재 부문 성장도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 자체 사업을 봤을 때 전통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 감소하는 한편, 첨단소재 부문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소재 사업 비중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올 3분기 기준 LG화학 첨단소재 부문 매출 2조5820억원 중 전지소재 사업 비중은 69%로 약 1조781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약 3조5859억원 수준이다. 양극재 매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5조원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소재 매출을 올해 약 5조원에서 2027년 약 20조원으로 4배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테네시 양극재 공장은 LG화학 미래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차세대 전지소재 사업의 핵심 기지가 될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전지 소재 시장과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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