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대한항공 2대 주주(7.61%)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과반수 찬성을 받아 무난히 통과됐다.
대한항공은 21일 오전 제6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원태 사내이사 선임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권 있는 주식 수 3억6822만614주 중 현장에는 총 2억1185만7247주가 참석했다. 조원태 사내이사 선임 건은 참석주의 85% 가결을 얻어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예고한 대로 조원태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주주권익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조 회장은 한진칼(26.13%) 및 특수관계인 등 우호 지분만 30% 이상을 확보해 둬 무리 없이 사내이사 연임을 이어가게 됐다.
통합 항공사 출범까지 한걸음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다시 집중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본격화해 이제 미국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예상대로 상반기 중 결과를 통보 받으면 4년 만에 인수 작업을 마무리짓게 된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 20일 대한항공 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마지막 관문인 미국 경쟁당국의 심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하루 만인 이날 다시 한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강조하며 "올해는 통합 항공사 출범 준비에 돌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양사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타운홀 미팅에서 "대한항공 임원들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후 최대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임원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서비스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다. 36년간 다른 길을 걸어왔던 만큼 몸소 경험하는 시간이 필수라는 해석이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은 합병 이후 양사의 인력 배치, 통합 기업 이미지(CI), 유니폼 디자인 등을 다각도에서 고민하는 중이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성공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두 항공사의 통합은 장기적으로 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