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여객 노선 일부를 손질한다. 수익성 있는 구간은 증편하고 수요가 바닥을 칠 곳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여객은 이제 아시아나항공이 총력전을 펼칠 유일한 사업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버팀목이었던 화물사업은 매각 수순에 접어들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사업부가 매각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사실상 여객에 완전히 기대야 하는 매출 구조"라면서 "그중에서도 절반 이상의 실적을 책임지는 국제선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7개 노선 확대…델리·사이판은 일시 중단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하계 스케줄(3월 마지막 주 일요일~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실시하며 27개 노선을 증편 및 운항 재개하기로 했다. 권역별로 보면 동북아시아가 17개로 가장 많다. 모두 중국 노선으로 인천에서 출발하는 베이징, 상하이, 난징 등이 모두 운영 확대 대상이다.
최근 2030세대 인기 여행지로 떠오른 몽골 및 중앙아시아 권역도 증편한다. 미주 2개(뉴욕, 시애틀)와 유럽 3개(런던, 이스탄불, 로마) 노선과 함께 호주와 동남아시아 노선도 각각 1개씩 운항을 늘리기로 했다.
주 3회 오가던 델리 노선은 이달 말까지만 운영하고 10월 말까지 일시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도는 한여름에 40~50도를 넘나드는 고온이 지속돼 방문 수요가 바닥을 친다"고 말했다. 델리 노선은 동계 스케줄이 시작되면 복항된다. 주 2회 편성인 사이판 노선도 6월 말까지 운영되다 한시적으로 중단될 예정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은 총매출(별도 기준) 6조5321억원 중 59.7%인 3조9023억원을 국제 여객에서 벌어들였다. 국제 여객이 실적을 회복한 건 3년 만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국제 화물이 총매출의 53~76.5%를 책임졌다. 지난해 국제 화물은 1조6000억원, 국내 여객과 국내 화물에서 각각 3601억원, 54억원의 매출을 냈다.
올해 들어서도 국제 여객은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분기 아시아나항공 국제 여객은 284만59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6% 증가했다. 실적 전망도 좋다. 에프앤가이드 등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1분기보다 37.8% 증가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에도 국제 여객 중심의 사업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알짜였던 화물사업을 올해 중으로 다른 사업자에게 넘길 예정이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의 합병 작업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화물사업부 매각을 결정했다. 최근 매각 주관사 UBS는 인수 후보자들을 받았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총 4곳이 뛰어들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은 이달 말에 시작된다. 다음 달이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