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건설기계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인도·브라질 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선진시장(북미·유럽)과 직수출 부문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선진·직수출 시장 약세로 당기순익 55% 감소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2분기 매출 8350억원, 영업이익 586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 39%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76억원에서 306억원으로 55% 줄었다.
주요 시장인 선진시장(북미·유럽, 매출 비중 39%)과 직수출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두 시장은 건설 지출 감소, 시장 부진에 따른 딜러 재고조정 지속, 하반기 금리 인하 대기 수요 발생에 따른 시장 수요 부진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했다. 두 시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5%, 28% 줄었다.
단독 시장으로는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직수출 시장도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HD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직수출 시장은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 시장 구매력 약화와 광범위한 러시아 경제제재의 영향으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감소한 238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인도와 브라질 시장은 HD현대건설기계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 확정으로 정부 주도의 인프라 구축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돼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 시장은 건설 시장 성장과 신규 라인업 출시 효과, 광산 및 인프라 개발 수요가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두 시장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9%, 52% 증가한 1136억원, 635억원을 나타냈다.
이석규 HD현대건설기계 재무 담당 상무는 "부채 비율이 소폭 증가했지만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을 통해 주요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하반기는?
이날 HD현대건설기계가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선 여전히 유효한 대외 변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질문이 많았다.
이에 대해 송희준 HD현대건설기계 영업부문장(전무)은 "선진 시장의 수요 조정은 지속되겠지만 하반기 업계 전반의 딜러 재고 조정이 끝난 후에는 상반기 대비 하락폭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리테일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시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러시아 시장은 HD현대건설기계가 과거 시장 점유율 11~13%를 차지했을 정도로 주요 시장이었다. 직수출 부문에 있어서도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수출이 중단된 상황이다.
HD현대건설기계 측은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시 기업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어준 이력이 있었다"며 "전쟁 물자가 아닌 구호나 복구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건설기계는 제재가 풀리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송희준 부문장은 "전반적인 실적 둔화에도 지역별 프로모션 효과 등이 나타나면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략적 핵심 시장을 중심으로 조정기 이후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