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건설기계가 지난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신흥 시장에서의 매출이 크게 감소한 데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는 대선 전 불확실성으로 인한 건설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다만 4분기부터는 실적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서의 판매 회복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에 따른 장비 수요 증가가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회사 측은 올해 4분기 실적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 부진에… 5개 분기 연속 영업익 내리막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0.1% 감소한 430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816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금융투자업계는 HD현대건설기계가 8741억원의 매출과 5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했다. 그보다 저조한 결과를 내놓게 되면서 HD현대건설기계는 작년 3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를 이어가게 됐다.
회사 측은 건설기계 판매 감소와 물류비 증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지속 등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12% 감소하며 수요 위축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유럽에서의 건설기계 수요는 27% 줄었으며 북미에서는 13% 축소됐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경기 둔화 흐름의 영향을 받았다. 미국시장은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 여파로 신규 장비 수요가 위축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아와 CIS 등 신흥 시장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이로 인한 경기둔화로 인해 고객들의 구매력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HD현대건설기계는 3분기 러시아에서 건설기계 장비를 1대도 팔지 못했다.
반면 인도과 브라질 시장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인도 시장은 1년 전보다 11%의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같은 기간 브라질도 2% 매출이 늘었다. 이는 인도 정부의 인프라 투자 기조에 건설기계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브라질 시장은 소형 장비 라인업 확대 효과로 인한 판매 확대로 분석된다.
"4분기, 3분기보다 기대"
HD현대건설기계는 올해 4분기 실적은 3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송희준 HD현대건설기계 영업부문장은 "3분기는 전통적 비수기"라며 "4분기는 계절적 요인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신흥지역에서 확보된 수주 건들을 따져봤을 때 (3분기보다)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어려운 대외 상황 속 현지 맞춤형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주요 고객 위주의 영업활동을 진행하는 등 신흥 시장에서 지속적인 판매 확대 노력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현지 맞춤형 제품 공급, 프로모션 등의 노력으로 점유율을 확대 해나가고 있다"며 "향후 시장 반등 상황에서 보다 나은 실적 개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