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2028년부터 10년간 총 50.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 계약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공급 물량을 기반으로 추정했을 때 수조원대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규모 수주' 희소식, 실적 부진 눌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벤츠 계열사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8년부터 2038년까지 북미 및 기타 지역에서 벤츠에 총 50.5GWh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기존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 외 유럽 전통 완성차 기업을 상대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성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수주 물량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시리즈일 것으로 보고 있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대비 에너지 용량 및 출력이 각각 5배, 6배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이에 주행거리는 기존 대비 16%가량 늘어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될 4680 제품이 납품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2번째 단독 공장이다. 36GWh 규모로 지난 4월 착공을 시작,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8%(1만6000원) 상승한 43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3분기 잠정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 대규모 수주가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8778억원, 44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38.7% 감소한 수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영업손실 177억원이 발생한 셈이다.
다만 전기 대비로는 매출 11.6%, 영업이익 129.5% 각각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AMPC를 제외한 적자는 올 2분기 252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공급 물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개선,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비용 절감 등 노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진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