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 올 뉴 넥쏘'는 친환경차의 정숙함과 전통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의 단단함, 감각적 경험까지 아우르는 수소전기차였다. 현대차가 7년 만에 선보인 완전변경 모델에 걸맞게 외관부터 오디오, 실주행 연비까지 기술로 완성된 개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사각 픽셀에 담은 현대적 감성


지난 18일 만난 디 올 뉴 넥쏘의 첫인상은 각지고 또렷했다. 아이오닉5, 싼타페처럼 사각 픽셀 모티프를 계승하면서도 전면부 램프만큼은 독자 노선을 택했다. 일자로 길게 이어지는 심리스 호라이즌 대신 점 네 개로 구성된 픽셀 램프가 전면에 자리 잡았다. 이는 모스 부호로 'H'를 뜻하는데, 로고를 강조하지 않아도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후면은 특히 인상 깊었다. 종이접기 ‘동서남북이 연상되는 정사각형 후면 램프는 절제된 디자인 안에 위트 있는 디테일과 구조미가 동시에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각 잡힌 외관이지만 너무 딱딱하지 않고 정제된 개성이 살아 있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디자인 완성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실용성도 높았다. 실제 주행 중 후방 거리가 표시돼 초보 운전자에게 특히 유용했다.

이날 시승은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인천 모처 카페를 경유해 다시 메이필드로 돌아오는 약 10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프레스티지 트림의 풀옵션 차량이다.
디 올 뉴 넥쏘는 150kW급 모터와 94kW 연료전지 스택, 80kW 고전압 배터리 조합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7.8초 만에 도달한다. 수치만 보면 민첩한 출발을 예고하지만 실제 운전 감각은 날렵하기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급가속 상황에서도 차체가 노면을 단단히 붙잡는 듯한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순간적인 응답성보다는 전반적으로 매끄럽고 정제된 주행감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오디오였다.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사운드는 단순한 옵션을 넘어 장거리 운전의 즐거움을 만들어주는 핵심 요소로 다가왔다.
공인 연비 넘은 주행성능, 충전 불안은 ↓

공식 복합연비는 107.6km/kg(18인치 타이어 기준)지만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에 찍힌 수치는 111km/kg로 공인 연비를 소폭 웃돌았다. 에코·노멀·스포츠 드라이브 모드를 번갈아 사용한 주행이었음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수소차 특성상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지만 넥쏘는 '루트 플래너' 기능으로 이를 최소화한다. 실시간 수소 충전소의 운영 여부, 대기 차량 수 등을 안내해 충전소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안전·편의 사양도 충실하다. 전방 다중골격 구조와 핫스탬핑, 고강도 강판이 적용됐다, 9에어백·HDA2·후석 승객 알림 등 다양한 보조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지문 인증 시동, 페달 오조작 보조 등 운전자 경험을 고려한 UX 요소도 눈에 띈다.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지원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3800만원대까지 낮아져 진입 장벽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조용하고 안전하게 오래 달릴 수 있는 친환경차를 찾는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