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한 전면적인 인공지능 전환(AX)을 주문했다. 반도체를 넘어 데이터센터·에너지·통신 인프라까지 그룹 사업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SK가 보유한 AI 역량을 기반으로 'AI 풀스택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며 그룹 차원의 대변혁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13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지금은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I 전환에 돌입해야 할 때"라며 "지금 실행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맞이한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포럼은 SK그룹 경영진이 참여하는 경영전략회의와 구성원 중심의 이천포럼을 처음 통합해 개최한 행사다. 주제는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었다. SK가 2019년부터 AI를 핵심 의제로 다뤄왔지만 3일 내내 AI만을 집중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AX의 출발점으로 '업무 재정의'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먼저"라며 "우리의 일을 정의하고 AI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실시간으로 문제를 파악·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의 진화를 강조하며 '1인 1에이전트' 도입을 제안했다. 그는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개인 생산성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조직 전체의 성과로 연결되는 AI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 자신도 AI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에이전트를 하나가 아니라 수도 없이 만들어 각 회사의 경영진, 구성원들과 소통할 것"이라며 "수십 개의 회장 아바타가 각 계열사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X의 핵심을 '운영 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에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이 O/I"라며 "AX는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많은 난제를 돌파하고 미래 기회에 대응할 힘은 결국 O/I 역량에서 나온다"며 "AX 기반의 운영개선을 통해 기본기와 실행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AI 산업이 전개될 방향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최 회장은 AI 시대가 메모리 반도체를 기반으로 시작됐지만 앞으로는 AI 컴퓨팅 수요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전력망·에너지 인프라·통신망 등으로 혁신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에는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 산업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까지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많지 않다"며 "SK는 AI 시대를 이끌 핵심 요소들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AI가 실제 회의 운영에도 활용됐다. '스카이(SKY)'로 이름 붙인 AI 에이전트가 경영진 토론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발표했고 컨설턴트·임원·50대 구성원 등을 학습한 가상 AI 패널이 현업 구성원들과 함께 토론에 참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경영진의 전략적 비전과 구성원들의 실행 의지가 결합해 그룹의 AX 방향성을 구체화한 자리"라며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전사적인 AI 대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