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한국 시가총액 1위'
26년간 굳어진 이 공식을 SK하이닉스가 깼다. 22일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선점하며 기술과 실적, 주가에서 삼성전자를 넘어서고 있다. 5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AI가 국내 산업계 질서를 뒤흔든 것이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대로 오르며 시총 2080조원을 넘어섰다. 주가가 소폭 내린 삼성전자 시총은 2060조원대에 머물렀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큰 기업이 된 것이다.
2000년 11월 21일 이후 26년간 시총 1위를 지켰던 삼성전자는 왕좌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어줬다.
보통주에 우선주를 더한 시가총액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앞서고 있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선 보통주 기준 시총 1위 자리를 내어줬다는 점만으로도 뼈아프다.

주가뿐만이 아니다. 실적에서도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앞지르기도 했다.
2024년 4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으로, 6조5000억원을 번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올 1분기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다시 추월하며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압도적인 실적과 시총으로 재계 맏형 역할을 해 온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하는 기업이 나온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총을 추월한 날 증권가는 SK하이닉스 성장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한화투자증권과 iM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430만원, 3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 산업계 질서가 재편된 계기는 AI다.
2013년 SK하이닉스는HBM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고, 2021년 HBM3 개발에 성공했다. HBM2 시장에선 삼성전자에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2019년 삼성전자가 HBM 투자를 축소하면서 주도권은 다시 SK하이닉스에 넘어왔다. 2022년 대화형AI 챗GPT가 출시되면서 HBM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이 원동력으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실적과 시총을 차례로 뛰어넘었다.
재계 관계자는 "5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AI가 국내 산업계 질서도 재편하고 있다"며 "향후 HBM 기술 경쟁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