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넉달째 동결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결정하면서 다른 국가들의 추가 부양이 잇따르자 한국의 환율전쟁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이날 한국은행은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3월까지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이후 통화정책 당국이 다시 저울질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도 이를 어느정도 반영해 가는 분위기다.
◇ 예상대로 동결..반대의견 없었다.
이변 없이 2월 금통위가 끝났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하 러시가 나오고 있는 시점이었지만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 예상대로 가계 부채 우려가 여전한데다 지난해 두 차례의 금리인하 효과를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쪽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가 금리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친 영향이 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환율전쟁이란 표현이 부적절하고 한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은 아니라며 당장 금리인하 러시에 동참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 3월 동결 쪽 무게
최근 국내에서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에서는 소수나마 금리 인하를 주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만장일치 결정이 나오며 당장은 금리인하가 어렵게 됐다. 1분기 중 금리인하는 물 건너갔다고 보는 쪽이 많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소수의견이 제기된 후 1~2개월 후 금리조정이 이뤄진 선례를 감안할 때 최소한 3월까지 기준금리 조정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금통위는 경기에 대한 확신이 없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차단하려고 하고 있다"며 한은과 정부의 스탠스를 고려할 때 3월까지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 2분기 이후 기대감은 지속
대신 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보다 2분기 이후에는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런 기대감이 지속되는 한 시장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시장은 금통위 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가 강해지며 강보합권이다.
박혁수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금리인하 기대는 유지될 것"이라며 "4월 한은의 수정경제전망이 발표되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2분기 초반이 기준금리 조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도 "1분기 인하 가능성은 상당부분 축소될 것"이라며 "그러나 2분기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채권시장에 사자 심리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3월도 인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쪽도 없지 않다. 기준금리 향방에 대한 갈피를 여전히 잡기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한은 총재의 자신감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며 "3~4월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2월 지표 역시 부진을 이어갈 경우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명분은 충분히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반면,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추가 인하는 효과 대비 부작용이 크고, 정책의 방점이 구조개혁으로 옮겨가면서 연내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총재 발언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지되겠지만 한국이 환율전쟁에 참여해야 할 시급성도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연내 기준금리가 2%로 유지될 것이란 기존전망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