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이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배당이 늘어나면서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갖춘 종목을 편입하라."
대니얼 로버츠 피델리티운용 매니저는 23일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 펀드 간담회에서 "단순히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이 아니라 배당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배당귀족주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츠 매니저는 현재 피델리티운용에서 피델리티 글로벌인핸스드인컴펀드, 글로벌배당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로버츠 매니저는 "은행 예금의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들어가면서 실질적으로 자산이 감소는 상황으로 예금 외 투자처가 필요하다"며 "과거에는 채권과 주식을 50%씩 투자하는 혼합형 포트폴리오를 활용했지만 현재는 명목수익률이 2%가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수익률 내기 위해서는 리스크가 높은 자산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하이일드나 주식이 적정한 수익률이 난다"며 "그러나 하이일드와 주식을 비교할 경우 수익률에는 큰 차이가 없으면서, 질적으로는 주식인컴이 훨씬 우수하다"며 강조했다.
그는 "요즘처럼 수익률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주식과 배당 투자가 적절하지만 배당투자가 그리 간단치 않다"며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곳을 편입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6~7% 고배당 기업은 시장에서 할인되고 있거나 배당수익률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과거 금융주만 해도 배당수익률이 한때 7~9%까지 갔지만 배당도 줄고 증자 등을 거치면서 유지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세계 주요 정유주 역시 비슷했다.
따라서 그는 배당수익률 지속성을 철저히 따져봐야 봐야 한다며 배당귀족주에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당귀족주는 과거 10년간 매년 직전연도보다 더 많은 배당을 하는 주식이다. 그는 "잠재적인 배당주가 500개라면 배당귀족주 정의를 만족하는 기업은 80개 정도 된다"며 "이들은 시장수익률보다 높고 변동성을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단순히 배당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이 아니라 적정한 밸류에이션에서 편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월마트의 경우 성장성이 뛰어나지만 PE배수가 이미 30배를 웃돌면서 강한 주가상승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버츠 매니저는 한국 주식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아 배당투자 기회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 한국 주식을 편입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한 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배당수익률이 1%도 안되는 종목이 대부분"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배당을 늘리고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해야 한국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배당수익이나 밸류에이션 등이 개선되면 한국 기업에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