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다 전날(8일) 급락했다. 9일 반등에 나서긴 했지만 연초 이후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책 모멘텀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상승 추세가 유효하지만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발(發) 바이오주 쇼크와 글로벌 증시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감안할 때 잠시 쉬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 연초 이후 롤러코스터 반복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3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8일에는 연휴 끝에 30포인트 가까운 급락세를 연출했다. 5거래일간 낙폭은 60포인트에 달한다.
한때 900선을 넘봤던 코스닥 지수는 매번 890선 안팎으로 오른 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전날의 경우 헬스케어 등 특정 업종이 주도했다기보다 전 업종이 하락세를 타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 전날 급락으로 코스닥 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며 하락 추세 시작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코스닥은 연초부터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 일환으로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발목을 잡는 요인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900선 안착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가장 최근 코스닥 벤처펀드 출범이 모멘텀이 되며 크게 올랐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쇼크가 코스닥을 이끄는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높였다. 바이오주가 급등했던 상황에서 이른바 '삼바 쇼크'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글로벌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으면서 이를 뒤늦게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월 이후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고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증시 전반이 주춤한 이후 코스닥 시장 심리도 자연스럽게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 상승 추세 여전히 살아있다
다행히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 조정을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 과매도 국면에 진입하면서 저가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코스닥 지수는 장중 소폭이나마 6거래일만에 반등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코스닥 시가총액의 31.6%를 차지하는 건강관리 섹터와 28.6%를 차지하는 기술 섹터 업황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데 미국의 실적 가이던스를 참고해볼 때 아직 업황 훼손을 논하기에는 시기 상조로 보인다"고 밝혔다.
SK증권은 "바이오 업종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하락으로 인해 과매수 국면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2015년 당시와 비교해 볼 때 조정 기간을 거치고부터 오히려 완만한 상승 흐름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 결과 이후 바이오 기업 전반에 대한 실적 경계 심리가 발동했지만 분기 실적에서 바이오 업체들의 감사의견이 적정한 것으로 발표되면 투자 심리가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봤다. 코스닥 지수가 직전 저점인 810~820포인트에서 지지력 검증을 거칠 것이란 설명이다.
◇ 일시적 조정이 먼저
다만 당장은 자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우세하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이 주춤하고 있는 데다 코스닥 시장도 가격 조정을 거친 뒤에 다시 전열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강달러에 대한 경계심과 함께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코스닥 중심의 하락세가 나타났다"며 "당분간은 코스피 중심의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KB증권도 "단기적으로 대외 변수 불확실성으로 자금 유입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개인 투자자 심리가 중요하다"며 "대차잔고 청산 규모 상 코스닥 시장 진정까지 시장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주식 대차찬고는 전일대비 4조3000억원 감소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차 잔고가 청산되는 것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KB증권은 대차 찬고 청산이 37~53%가량 이뤄진 상황이고 과거에도 2~5일 이내에 청산이 급격히 이뤄진 만큼 조정 기간이 길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