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생애 처음으로 가입하면서 화제를 모은 필승코리아 펀드가 출시 1년 만에 수익률 50%를 넘기며 '대통령 펀드'라는 별명에 걸맞은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으로 불리는 업종에 속한 기업들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이 펀드에 5000만원을 넣은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수익률만 놓고 보면 2800만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필승코리아 펀드 운용사인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56.1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2.11%의 2.5배 수준이다. 펀드 설정액은 1230억원, 순자산액은 1920억원에 이른다. 펀드 수익률 호조에 따른 차익 실현성 환매까지 감안하면 출시 이후 누적 판매액은 4000억원가량 된다.
문 대통령은 필승코리아 펀드가 출시된 지 열흘 남짓 된 지난해 8월 26일 서울 NH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펀드에 가입하고 50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면서 필승코리아 펀드는 '대통령 펀드', '애국 펀드'라는 별칭을 얻었다. 문 대통령이 펀드에 가입한 시점의 수익률이 -1.15%였다는 걸 감안하면 현재 평가 차익은 2800만~3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에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부와 여당 주요 인사들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더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일본의 무역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부장 업종 중 국산화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들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총 6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인 36개 종목이 소부장 기업에 속한다. 업종별로는 IT하드웨어(32%)와 반도체(28%), 소프트웨어(8%), 소재(8%), 디스플레이(8%) 등이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를 포함한 자동차, 5G 통신장비 등 IT 업종의 소부장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22%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담겨 있다. 그 다음으론 에스앤에스텍(4.56%), NAVER(4.49%), LG화학(4.08%), SK하이닉스(3.85%), 카카오(3.34%), 상아프론테크(3.24%), 동진쎄미켐(2.62%), 삼성SDI(2.52%), 덕산네오룩스(2.34%) 등의 순으로 비중이 높다.
NH-아문디운용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소부장 대표 종목에 투자한 것이 좋은 성과의 배경"이라며 "특히 소부장 테마 내 국산화와 시장점유율 상승 시 기업가치 변화가 기대되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라고 전했다. 투자종목 중 일부는 기업 가치가 300% 이상 뛰었다는 설명이다.
배영훈 NH-아문디운용 대표는 "우리나라 소부장 산업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조성한 기금을 관련 연구 등에 지원하겠다"면서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핵심 산업의 미래에 투자하는 제2, 제3의 필승코리아 펀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