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수혜가 기대되는 신흥국과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다만 인프라 부양책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책적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상품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1조9000억달러(약 2133조원)에 달하는 코로나19 부양책에 이어 2조3000억달러(약 2583조원) 규모의 인프라 재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고용지표와 ISM제조업, 서비스업지수, 소비심리 등 경제지표가 전방위적으로 개선세를 보이면서 미국 증시는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ETF 시장에선 부양책과 경기 개선으로 직·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관찰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대만의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를 비롯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한국의 삼성전자를 담고 있는 '아이쉐어즈 MSCI 이머징 마켓츠(iShares MSCI Emerging Markets·EEM) ETF'는 최근 일주일간 16억5990만달러(약 1조8600억원) 규모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뱅가드 FTSE 이머징 마켓츠 인덱스 펀드 ETF 쉐어즈(Vanguard FTSE Emerging Markets Index Fund ETF Shares·VWO)'에도 우리 돈으로 2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이는 비단 신흥국 펀드만의 상황이 아니다. 단기 성과에서는 신흥국 상품보다 나은 미국 대형주 투자 ETF에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테크 대형주들을 고루 편입하고 있는 '아이쉐어즈 코어 S&P 500(iShares Core S&P 500·IVV) ETF'에는 최근 일주일 새 11억3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조2600억원가량의 자금이 몰렸고, '뱅가드 토탈 스톡 마켓 인덱스 펀드 ETF 쉐어즈(Vanguard Total Stock Market Index Fund ETF Shares·VTI)'에도 1조원 가까운 돈이 들어왔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들어 북미 지역 주식형 ETF와 아시아 신흥국 ETF에 자금이 들어오는 등 글로벌 주식형 ETF 시장 전반에 자금 유입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발표한 부양책과 관련해 반대의 목소리도 적잖은 상황을 고려할 때 정책적 합의가 가능한 전통 인프라 관련 상품에 투자 우선 순위를 두는 게 좋다는 게 박 연구원의 견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양책 발표 이후 시장의 예상대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화당
은 증세안을 이유로 들어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고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경제 정상화에 따른 업황 개선 종목들과 정상화를 위한 정책 노력의 수혜 가능 종목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산업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인더스트리얼 셀렉트 섹터 SPDR 펀드(Industrial Select Sector SPDR Fund·XLI)'나 인프라 관련 '글로벌 X U.S 인프라스트럭처 디벨롭먼트(Global X U.S. Infrastructure Development·PAVE) ETF', 'ETFMG 트래블 테크(ETFMG Travel Tech·AWAY)', 'U.S. 글로벌 젯츠(U.S. Global Jets·JETS) ETF'(각각 여행, 항공 관련 상품)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