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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성장' TDF, 미래에셋 독주 속 약진하는 한투·KB

  • 2021.07.01(목) 14:36

올 들어 1.8조 유입…절반은 미래에셋
KB, 점유율 상승폭 가장 커…삼성 추격

자산운용사가 알아서 굴려 주는 편리함에 양호한 수익률까지 갖춘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올 들어 투자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증시 호황을 계기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연금 투자 상품인 TDF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전성기를 맞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더불어 TDF가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하면서 운용사 간 자금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연금 최강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DF 시장에서도 독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약진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 들어 벌써 1.8조 유입…'폭풍성장'

1일 금융투자업계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국내 TDF 설정액은 총 5조8712억원이다. 지난해 말 4조377억원에서 불과 6개월새 1조8000억원 이상 늘면서 작년 전체 증가액 1조2393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TDF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2016년 말 설정액 661억원과 비교하면 몸집이 무려 90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단기간에 이처럼 빨리 성장하는 금융투자상품은 드물다. 운용업계에서 ETF와 함께 '쌍두마차'라고 불리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기를 예상해 생애 주기에 따라 투자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펀드 상품이다. 자산을 불려야 할 시기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반대로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인다. 상품 특성상 연금 투자에 적합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황금기를 맞이하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를 계기로 수익률 높은 연금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TDF는 그야말로 폭풍 성장 중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절대 1강' 미래에셋…한투·KB, 삼성 맹추격

TDF를 굴리는 운용사 14곳 중 가장 많은 설정액을 자랑하는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TDF 설정액은 2조6010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서만 9162억원을 흡수했다. 전체 TDF 자금 유입액의 50% 이상을 미래에셋운용 홀로 빨아들인 셈이다.

다음으로 설정액 규모가 큰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운용의 절반 수준인 1조3041억원을 굴리고 있다. 올 들어선 1605억원 늘어나는데 그치며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운용이 주춤한 새 3, 4위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의 설정액은 768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813억원 늘었고, KB운용의 경우 같은 기간 3039억원에서 6029억원으로 2990억원 증가했다. 

최근 성장세로 따지면 KB운용의 기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설정액을 토대로 한 TDF 시장 점유율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KB운용의 점유율은 작년 말 7.53%에서 현재 10.27%로 2.74포인트 높아졌다. 미래에셋운용(41.77%→ 44.30%)보다도 상승폭이 크다. 

이 기간 한국투신운용도 12.08%에서 13.09%로 1%포인트 넘게 점유율을 높인 반면 삼성운용은 28.35%에서 22.21%로 6%포인트 넘게 점유율이 떨어졌다. 아직은 한국투신운용이나 KB운용과 격차가 있지만 향후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TDF 주도권 경쟁 더 거세질 듯

운용업계는 연금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다 퇴직연금의 성과 개선을 위한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TDF 주도권을 잡기 위한 운용사들의 자존심 싸움은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연금 투자 특화 상품인 TDF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TDF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TDF는 ETF와 더불어 운용사들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이라며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들도 자금 유치를 위해 더 강력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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