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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미워해"…크래프톤에 유독 혹독한 까닭은

  • 2021.08.16(월) 11:00

카카오뱅크와 상장 후 엇갈린 행보
주력사업·산업군에 따른 반응 차이
산업 분류 체계 개선하자는 의견도

상장 전부터 공모가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최근 증시에 잇달아 데뷔해 그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따상(시초가,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 중 '따'에 성공한 카카오뱅크와 달리 크래프톤은 시초가부터 공모가를 밑돌며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두 기업의 주가 흐름에는 산업 분류에 따른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같은 고평가 논란에도 주력 사업에 따라 시장의 온도가 달리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상장 전 이런 잡음을 줄이기 위해선 산업 분류 체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같은 듯 다른 느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3일 7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 종가 7만3800원보다 3.79%(2800원)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6일 상장 후 비교적 순조로운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하루 새 9% 넘게 떨어지면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그 이외에는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공모가 3만9000원 대비 수익률은 96%를 넘어섰다. 공모가로 카카오뱅크 주식을 취득한 청약 참가자가 지금껏 매도하지 않았다면 두 배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상장 전 같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던 크래프톤의 상황은 좀 다르다. 첫 거래일부터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12일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덕분에 다음 날 7% 넘게 오르며 시초가 44만8500원에 근접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크래프톤의 일반 공모 청약에 참가해 공모가인 49만8000원에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의 경우 현재 13%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크래프톤, 첫 단추부터 문제       

정정 전 크래프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주관 증권사는 공모가 밴드 하단을 45만8000원, 상단을 55만7000원으로 설정했다. 공모가 밴드는 주당 평가액, 평가 시가총액과 관련이 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평가액에 할인율을 부여해 산출하고 밴드의 하단과 상단을 결정하는 주당 평가액은 평가 시총을 기반으로 확정한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됐던 부분은 평가 시총을 구하는데 필요한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산정 내역을 보면 월트디즈니와 워너그룹뮤직 등을 포함한 비교 회사 9곳을 선정해 평균 PER을 내고 올해 추정 순이익에 이를 곱해 평가 시총을 구했다.

적용된 PER은 45.2배. 9개 비교 회사 중 당시 가장 높은 PER 수치를 보이던 일렉트로닉아츠(133.4배)와 넥슨(12배)을 제외한 7개 회사의 평균 PER 값이다. 이렇게 얻은 PER에 연환산지배주주 순이익을 곱해 35조원을 소폭 웃도는 시총을 냈다.

연환산지배주주 순이익은 단순히 올 1분기 순이익에 4배를 했다. 이후 평가 시총을 공모 후 잠재주식 수인 5100만주로 나눠 주당 평가액 67만7539원을 도출했다. 이 값에 할인율 32.4~17.8%를 적용한 공모가 밴드가 45만8000원~55만7000원이다. 

만약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 없이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55만7000원으로 확정해 상장하고 따상까지 성공했으면 첫 거래일 시총은 73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상장사 시총 상위권에 포진한 LG화학, 현대차, 기아차까지 제칠 수 있는 수치다.

산업 분류 따라 밸류에이션 달라져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같은 고평가 논란에도 상장 전 반발이 심했던 크래프톤에 비해 카카오뱅크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컸던 것은 주력 사업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달리 나타난 결과라고 진단했다.

금융업에 속하면서 플랫폼 기업으로도 볼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용인 가능하지만 게임이라는 단일 사업으로 막대한 프리미엄을 적용한 크래프톤의 상황은 다르다는 견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데 있어 업종 자체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크래프톤은 경우가 다르다"며 "게임업이라는 업종 구분은 뚜렷하지만 단일 사업 아이템으로 코스피 상위권에 해당하는 시총을 평가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저항이 컸다"고 설명했다. 

상장 전 기업의 밸류에이션 왜곡을 야기할 수 있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산업 분류 체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현 산정 체계에서 얼마든지 종목별로 밸류에이션 과열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상장 전 기업들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히 반영할 수 있는 산업 분류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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