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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공모가…적정가를 찾아라

  • 2021.08.13(금) 14:37

[공모주 감별사②]
고평가 판단 기준은 주가 수준
증권신고서·비교기업 이해 필요

국내 공모시장이 역대급 활황기를 맞으면서 청약을 준비하는 투자자들은 적정 공모가 찾기에 분주하다. 앞서 증시에 상장한 초대어급 종목들을 중심으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탓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전 상장 준비 회사, 즉 발행사가 공시하는 증권신고서를 정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를 통해 상장 주관 증권사와 해당 기업이 어떤 방법을 토대로 공모가를 산정했는지 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비교 그룹 선정을 통해 공모가 밴드를 확정했을 경우 비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주력 사업과 유사성, 업황 등을 사전에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양한 경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알아야 밸류에이션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고평가 기준은 '수익률'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관련 보고서에서 "상장 주관사들이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상향 조정할 때 공모주의 시장가격에 크게 미치지 못한 공모가를 책정하고 있다"며 "반면 하향 조정할 때는 공모주의 시장가격보다 높은 공모가를 빈번하게 책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상장한 종목 중 밴드 상한 이상에서 공모가가 확정된 공모주의  81.4%가 기존 공모가를 조정했다. 같은 기간 공모가가 밴드 범위에서 결정된 공모주는 10.5%, 하단 이하의 경우 8.1%가 공모가를 다시 책정했다. 

실제 시장의 관심이 큰 대어급 종목들을 중심으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확산하면서 최근 공모가 확정의 기준이 되는 밴드를 조정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크래프톤과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고 공모가를 내린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크래프톤은 기존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설정했던 공모가 밴드를 40만~49만8000원으로 약 5만원 정도 낮췄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6만~8만5000원 수준의 공모가 밴드를 4만5000~5만2000원으로 햐향 조정했다. 

크래프톤의 경우 공모가 밴드 산출의 기준이 되는 비교 대상 기업군까지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글로벌 기업인 월트디즈니, 워너그룹뮤직 등을 포함한 9개 기업 카테고리를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4개 국내 기업으로 교체한 것이다.   

이석훈 자본연 연구위원은 "상장 후 새내기주의 주가 수준이 공모가보다 높은 수익 구간에 있으면 공모가가 저평가된 상태, 반대로 주가 수준이 공모가보다 낮아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면 공모가가 시장가보다 높게 책정된 고평가 상태"라고 판단했다. 

최근 상장한 대어급 가운데 유일하게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던 크래프톤의 경우 시장에서 생각하는 적정 주가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모가가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증권신고서 확인은 '필수'

이처럼 일부 종목들의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 고평가를 둘러싼 잡음이 일면서 시장에서는 적정 수준의 공모가를 찾기 위한 방법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증권신고서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밸류에이션만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에는 산출 방식에 따라 결과값이 다르게 나올뿐더러 이 지표 하나로만 기업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공모가 산정 방식 등을 살펴야 고평가 여부 판단이 좀 더 쉬워질 것이라는 견해다.

실제 증권신고서에는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밴드 설정 방식이 자세히 기술돼 있다. 통상 주관사들은 세 가지 방식을 활용해 공모가를 산출하는데 '절대가치 평가'와 '상대가치 평가' '본질가치평가' 등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대다수 상장 준비 기업의 공모가는 '상대가치평가'를 통해 책정된다. 상대가치평가는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해당 기업과 높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는 동종 산업군 내 비교 기업들을 선정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평가 방법이 간단하고 기업 가치에 대한 논리적 근거 및 매력도를 손쉽게 부각할 수 있어 주관사들이 선호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설명서와 더불어 회사에서 제출하는 증권신고서를 필독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희망 공모가액이 어떻게 산출됐는지 파악하고 과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비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해당 산업의 업황, 성장성 등과 같은 요소도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게 좋다. 비교 그룹 선정에 대해 뚜렷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만큼 공모 기업과 높은 유사성을 보이는 회사들이 포함됐는지를 파악해야 적정 공모가에 대한 판단이 설 수 있다.

나 연구원은 "증권신고서를 읽어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비교 그룹으로 선정된 기업들의 주력 사업, 업황 등을 찾아보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허무맹랑한 공모가액을 산출했는지 아닌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비교 회사로 분류된 기업들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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