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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1천원어치 살게요'…소수점 거래, 서학개미 홀릴까

  • 2021.12.15(수) 11:10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본격화
총 20사 서비스 예정…이벤트 경쟁도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증권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연이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주축으로 한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에 각종 이벤트까지 얹어 서학개미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허가를 받은 증권사가 20곳에 달하는 만큼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확산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KB·NH 서비스 출시…이벤트 경쟁 본격화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해 5개사로 늘어났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지난 2018년 신한금융투자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이들 증권사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지난달 12일 금융위가 기존 두 곳을 포함해 증권사 20곳에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각 증권사들도 서비스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5곳 이외에도 대신증권이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나머지 증권사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증시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투자자 유치의 기회로 삼으려는 각오다. 이에 다양한 이벤트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연말까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약정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15만명에 한해 투자지원금 2달러를 지급한다. KB증권은 연말까지 선착순 10만명에 한해 소수점 해외주식 5000원 이상 매수시 해외주식을 지급하고 내년 2월 말까지는 종목별 일 10만원 이하 소수점 해외주식 매수시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고가 우량주 소액투자 가능…실시간 거래는 불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주당 가격이 비싼 해외 우량 주식을 소액으로 분산투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당 가격이 5억원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알려진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A' 주식도 최소 1000원부터 매수가 가능하다.

분할 매수·분할 매도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고 미국 주식시장 개장시간과 상관 없이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달러가 아닌 원화 기준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주식의 가격을 지정할 수 없고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없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장중 저가에 매수해 고가에 매도하는 단기 투자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금액을 정해 주문할 경우 주문 수량도 자동으로 정해진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활성화된 데는 서학개미들의 역할이 컸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비교적 투자 규모가 작은 MZ세대가 서학개미 선봉에 서면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가 꾸준한 데다 증권사들이 서비스 출시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시장은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이용해 소액 투자하는 고객이 잠재적인 우량 고객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온주(온전한 1주)거래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장기간 증권사 플랫폼을 통해 자산을 불리다보면 향후 대규모 자산을 굴리는 우량 고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속속 서비스를 출시해 경쟁이 치열해지면 증권사 수익성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서비스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새로운 고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시장의 규모는 꾸준히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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