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이 국내 국채시장의 제도 선진화와 외국인투자자의 접근성 개선 등을 목적으로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두 곳과 손을 잡았다. 외국인 국채 투자 활성화와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달 29일과 이날 각각 유로클리어 벨기에 본사와 클리어스트림 룩셈부르크 본사에서 기획재정부가 참석한 가운데 국채통합계좌 구축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로클리어는 지난 1968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국제예탁결제기구다.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각국 증권예탁결제기관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지주회사 산하 조직으로 지난해 기준 약 37조6000억유로 규모의 증권을 보관하고 있다.
클리어스트림은 1970년에 만들어진 국제예탁결제기구로, 독일증권거래소(Deutsche Borse Group) 산하 국제예탁결제기구 클리어스트림 룩셈부르크(CBL)와 독일예탁결제원 클리어스트림 프랑크푸르트(CBF)를 소유하고 있다. 작년 기준 약 16조6000억유로어치의 증권을 보관 중이다.
이번에 구축하기로 한 국채통합계좌는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이 예탁결제원에 개설하는 계좌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에 개별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이 계좌를 이용해 국채 보관과 관리를 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외국인 국채투자 이자·비과세 조치 세법 개정에 대비해 유로클리어 및 클리어스트림과 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을 구축, 내년 상반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기준 926조원 규모로 성장한 우리나라 국채시장 수준에 걸맞은 제도 선진화를 위해 그간 외국인 국채투자 비과세, 국채의 WGBI 편입 추진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쳤다. 이를 위한 지원방안으로 국채통합계좌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부각됐던 만큼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예탁결제원의 설명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통합계좌를 이용할 경우 △외국인투자등록(IRC) △상임대리인 및 보관기관 선임 △국내 직접계좌 개설 등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또 ICSD 내에서 외국인 투자자 간 역외 거래가 가능해 국내에서 직접계좌를 통할 때보다 국채투자의 편리성과 활용도가 높아진다.
예탁결제원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국채통합계좌 운영 재개를 위한 ICSD의 적극적 협력 의사를 확인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내년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최종 편입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명호 예탁결제원 사장은 "한국 국채가 지난 9월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 편입에 성공하고 해외 투자자의 국채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국채통합계좌 구축 프로젝트가 점차 속도를 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