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ETF 시장은 어땠을까? [ETF워치]가 시장 동향을 한눈에 알려드립니다. 1개월 성과 상·하위 5개 종목을 파악하고 새로 나온 주요 상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는 자산운용사 동향과 함께 투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귀환한다는 소식에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소비·여행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8월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달까지 국내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해온 2차전지 테마는 상승세가 꺾였다. 부진한 2차전지 대신 바이오·헬스케어가 새로운 테마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유커 귀환에 중국 소비 관련 ETF 고공행진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허가로 유커의 소비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화장품주, 중국 소비관련주가 급등했다. 이에 지난달 ETF 수익률 상위권도 화장품 및 소비 테마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월간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TIGER 화장품'으로 22.7%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코스맥스, 아모레G, 한국콜마 등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 종목에 투자하는 TIGER 화장품이 수익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VITA MZ소비액티브'가 15%의 성과를 내며 2위를 기록했다. 4위도 10.2%의 수익률을 거둔 'TIGER 중국소비테마'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들의 주가가 상승한 덕이다.
VITA MZ소비액티브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액티브 ETF로 MZ세대 소비와 관련한 주식에 투자한다. 주요 구성 종목은 농심, F&F, 호텔신라, 빙그레, 파라다이스 등이다. TIGER 중국소비테마의 주요 구성 종목은 코스맥스, 삼양식품, 한국콜마, 아모레퍼시픽, 파라다이스 등이다.
삼양식품, 농심, 빙그레 등 식품주가 호실적과 함께 주가가 상승했고, 중국 소비증대 기대감에 화장품주를 비롯해 패션주인 F&F와 호텔주인 호텔신라, 파라다이스가 덩달아 오르며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달 수익률 3위는 글로벌 원자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 글로벌원자력iSelect'로 12.7%를 기록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산업 확대에 나서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자 우수한 성과를 냈다. 해당 ETF는 현재 세계 2위 우라늄 공급기업 카메코(CCJ)에 25%, 원자력 부품 전문 제조업체인 BWX테크놀러지(BWXT)에 20%, 두산에너빌리티에 12%가량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5위는 9.9%의 성과를 낸 'KBSTAR 차이나H선물인버스(H)'가 차지했다. 중국항셍지수가 지난달 하락세를 보이면서 하락시 수익을 얻는 해당 상품이 좋은 성과를 냈다.
반면 최근 급등세를 이어오던 2차전지 테마주의 주가가 주춤하면서 관련 ETF도 수익률 최하위권에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가장 손실을 많이 낸 ETF는 2차전지 산업에 레버리지 투자하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였다. 마이너스(-) 27.4%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수익률 1위를 차지했던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로 –20.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한달만에 분위기가 돌변했다. 3위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에 투자하는 'TIGER 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로 -19.1%로 나타났다.
수익률 하위권 4~5위는 중국항셍지수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와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로 각각 18.5%, 18.2% 하락했다. 지난달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증시가 약세를 보인 탓이다.
인기 식은 주식형 ETF…파킹형·채권형으로 모이는 자금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 상위 8개 운용사의 순자산 합계는 전월 대비 2.1%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파킹형 ETF가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며 ETF 시장 규모를 키운 가운데 키움운용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
ETF 시장 양대산맥인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파킹형 ETF 대표주자인 CD금리 ETF의 인기에 힘입어 순자산을 각각 4050억원, 1조3424억원 늘렸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하루치 금리를 매일 이자수익으로 반영하는 파킹형 ETF인 삼성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과 미래에셋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순자산은 각각 9676억원, 3010억원 늘었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은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추종하는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가 718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순자산총액을 크게 늘렸다. KOFR ETF의 선두주자인 삼성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은 순자산이 63억원 늘어났다.
KB자산운용도 파킹형 ETF의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기관이 단기투자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ETF인 'KBSTAR 머니마켓액티브'로 81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장기채 ETF가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순자산은 876억원 늘었으며 'ACE 종합채권(AA-이상)KIS액티브'의 순자산은 952억원 감소했다.
한화운용과 키움운용의 순위 싸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규모를 키우며 한화운용을 넘어섰던 키움운용이 2개월 연속 자금 이탈로 5위를 내줬다.
국내 증시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에 투자하는 'KOSEF 200', 코스피200의 배당금 재투자 상품인 'KOSEF 200TR'에서 자금유출이 컸다. 지난달 두 ETF의 순자산은 각각 1874억원, 639억원 감소했다. 지난 5월 상장 후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던 '히어로즈 CD금리액티브(합성)'의 순자산도 399억원 줄어들었다.
한화운용은 채권형 ETF가 자금을 끌어모으며 ETF 순자산 규모를 키웠다. ‘ARIRANG 국고채10년액티브’로 자금이 2416억원 유입됐으며, 'ARIRANG 국고채30년액티브'로는 619억원 유입됐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신한자산운용은 소부장 ETF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1650억원의 순자산이 늘어나며 2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반도체 소부장기업에 투자하는 'SOL 반도체소부장Fn'은 624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바이오·헬스케어 ETF '봇물'
2차전지를 이어나갈 주도주로 바이오·헬스케어주가 떠오르면서 관련 ETF도 연이어 나왔다. 자산운용사들은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해당 테마 ETF를 준비했다고 설명한다.
포문을 가장 먼저 연 ETF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다. 지난달 3일 상장한 해당 ETF는 인공지능(AI)기술 등 기술융합을 통해 고성장이 기대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한다.
구성 종목은 유한양행(7.5%), 삼성바이오로직스(6.65%), 셀트리온헬스케어(6.38%), 지아이이노베이션(5.06%), SK바이오팜(4.79%) 등이다.
다음으로는 지난달 17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를 출시했다. 혁신 헬스케어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구성 종목은 뷰노(10.42%), 보로노이(9.21%), 제이엘케이(8.71%), 셀트리온헬스케어(7.46%) 등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신한운용이 'SOL 의료기기소부장Fn'을 출시했다. 일반적인 헬스케어 기업 외에 미용기기 및 덴탈 산업에도 투자하는 것이 타 ETF와 차별화된 점이다.
구성 종목은 제이시스메디칼(10.74%), 휴젤(9.76%), 파마리서치(9.64%), 클래시스(9.52%), 메디톡스(8.83%), 원텍(8.68%), 덴티움(6.56%)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