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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활황 시점에 IPO하는 '대한조선'...투자자가 봐야할 점

  • 2025.07.17(목) 12:59

대한조선, 17일 코스피 상장위한 IPO기자간담회 개최
워크아웃·기업회생...IPO까지 다사다난한 과정 겪어와
대주주 구주매출...2대주주 안다H운용 차익실현 가능성
조선업 활황 시기에 IPO..적용 PBR배수 약 5배로 '고평가'
"선박 발주 수요 증가할 것"...몸값 2조 목표 강한 자신감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보라 기자

올해 하반기 대형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 몸값 2조원을 목표하는 대한조선은 그동안 쌓아온 업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자신했다.  

다만 대한조선이 2조원의 몸값을 노릴 만큼 충분한 기초체력이 뒷받침된 건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았다. 회사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회생절차 등을 거쳤고 여러 차례 대주주가 바뀌며 풍파를 겪었다. 해당 기간 대한조선은 적자의 길을 걸으며 자본잠식까지 갔다. 

회사의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진지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 향후 다시 조선업 불황이 들이닥치면 대한조선이 버틸 수 있는지 여부가 이 회사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업황이 좋은 시점에 주가가 높아진 동종업계 기업들을 비교대상으로 삼아 비교적 좋은 가격으로 상장에 나선다는 점도 공모주 투자자 입장에선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대한조선은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포부를 밝혔다. 이날 발표를 맡은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는 "회사는 중대형 선박에 특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본잠식갔다가...2022년부터 가파른 성장

대한조선은 1987년 신영조선공업이라는 상호로 설립해 2004년 현재의 명칭인 대한조선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업력만 38년인 중형조선사다. 중형 및 준대형 선박의 설계와 건조가 이 회사의 주력사업이다. 주요 제품에는 원유운반선, 정유운반선, 컨테이너선이 있다. 

대한조선이 IPO를 위해 걸어온 길은 꽤 험난했다. 2004년 대주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갔고 2009년 조선업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바람에 휩쓸려 대한조선 역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위탁경영을 받으며 경영 정상화를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2014년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한국산업은행의 관리를 받다가 2022년 현재의 대주주인 KHI가 대한조선을 인수했다. 주인이 바뀌고 조선업 활황이 불면서 대한조선도 좋은 경영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다만 회사가 제 역할을 하게 된 건 3년밖에 되지 않았다. 

대한조선은 2018년 영업손실 341억원, 2019년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하다 2020년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2021년 다시 영업손실 1193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것을 넘어서 마이너스 상태로 접어드는 것) 상태까지 갔다. 

2022년 KHI가 대한조선을 인수하면서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다시 흑자로 전환했고 2023년 359억원, 2024년 15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 가도에 올랐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3077억원, 영업이익 697억원, 순이익 606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해 왕삼동 대표는 "2022년 이후 인력과 조직 최적화 운영으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했고 통제가능 원가인 노무비와 경비 체질개선을 이룬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3년간의 성장은 조선업계에 훈풍이 분 영향도 컸다. 조선업 자체가 글로벌 경기와 전방산업인 해운업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다시 불황이 오면 대한조선 경영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대한조선 역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조선업 회복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대주주 KHI, 구주매출..2대 주주 안다H 차익실현 가능성

KHI가 대한조선을 인수하면서 회사 경영이 좋아진 건 사실이다. 다만 KHI는 이번 IPO를 통해 대한조선 지분 10%를 팔아 차익을 실현할 예정이다. 전체 공모주 물량(1000만주)의 20%인 200만주가 KHI가 내놓은 구주매출 물량이다. 

대주주가 지분을 내놔 일부 차익실현을 한다는 점도 있지만 지난해 10월 KHI는 보유 중인 대한조선 주식을 담보로 12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안다H자산운용(AH프로젝트일반사모투자 신탁제10호신탁)에 팔았다. 안다H운용은 올해 해당 교환사채를 대한조선 주식으로 전환했다. 안다H운용이 보유한 대한조선 주식수는 959만302주다. 현재 KHI에 이어 지분율 31.42%에 달하는 2대 주주다. 

안다H운용이 대한조선 경영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주식으로 교환한 것이 아닌 이상 언젠가는 차익 실현을 위해 해당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 상장 후 안다H운용의 보유지분은 6개월 간 보호예수를 걸었지만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언제든지 매도 가능 물량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대한조선의 희망공모가 결정도 조선업 활황이 나름의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방식을 통해 희망공모가를 4만2000원~5만원으로 정했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1주당 주가가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PBR이 1보다 낮으면 저평가, 1을 넘으면 그만큼 그 회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다. 

대한조선은 PBR지표를 이용해 비교대상기업 4곳(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을 선정했다. 다만 4곳의 최근 주가는 조선업 활황과 더불어 크게 올랐다. 즉 그만큼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주가가 크게 뛰어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만큼 대한조선의 희망공모가 산출에 적용한 PBR배수도 약 5배에 달한다. 공모가가 다소 고평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공모가 상단기준 몸값 2조원..대한조선 자신감

일부 논란은 있지만 대한조선은 IPO성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IPO가 성공하면 상장 후 회사는 희망공모가 상단(5만원) 기준 약 2조원의 몸값을 기록하게 된다.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는 "당사의 주력 선종인 중대형 탱커선의 노후화 비중이 높아 신규 발주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며 "아울러 회사가 추구하고 있는 친환경 기조(선박 설계단계에서 에너지효율 개선)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발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조선은 오는 22일~23일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주 물량은 총 1000만주로 신주모집이 800만주, 대주주 KHI가 내놓은 구주매출이 200만주다. 희망공모가는 4만2000원~5만원 사이로 17일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1일 확정 공모가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한조선 청약을 원하는 투자자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신영증권 총 3곳에서 청약할 수 있다. 청약 최소단위는 10주로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25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하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8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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