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공시가 급증했다. 고배당 분리과세 대상 기업들에게 밸류업 공시를 의무화한 영향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신규 공시한 기업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409개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밸류업 공시를 한 상장사는 코스피 307개사, 코스닥 283개사 등 590개사로 불었다. 2월말 기준 181개사의 3배가 넘는 규모로 급증했다.
고배당 분리과세 대상기업 528개사 공시
밸류업 공시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고배당 분리과세 대상의 공시 의무화다.
올해부터 고배당 기업에서 받는 배당은 다른 소득과 합쳐 종합과세(14~45%)하지 않고, 별도의 낮은 세율(14~30%)로 세금을 낼 수 있다. 정부는 납세자인 투자자들이 고배당 기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고배당기업에 해당하는 상장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결의일 다음날까지 의무적으로 밸류업공시를 하도록 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배당성향 40%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직전년도 배당보다 10% 이상 배당이 증가한 상장사가 해당한다.
3월에 이어 4월에도 고배당 기업의 밸류업 공시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하루에만 40개가 넘는 상장사가 밸류업 공시를 했고, 3일까지 조특법상 고배당기업에 해당해서 밸류업 공시를 한 상장사는 전체 528개사에 달했다.
배당소득이 많아 분리과세 혜택을 받으려는 투자자라면 이들 고배당 밸류업 공시를 꼭 체크해봐야 하는 셈이다.
다만 아직 공시 내용은 단순하다. 상당수 공시 기업들은 배당소득 재원과 배당성향, 배당금 증가율 등 조특법상 고배당기업에 해당하는지만을 단순히 열거하고 있다. 정책 초기, 기업들의 공시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식공시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조차도 단순 주주환원 계획과 고배당기업 여부정도만 공시한 이유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고배당기업 공시도 강화된다. 현황진단부터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 그리고 주주들과의 소통 등의 내용까지 기재해 제출하도록 바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고배당 분리과세 시행 첫해에는 기업들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고 공시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서 약식공시를 하도록 한 것"이라며 "우선은 기업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후에 점차 상세한 정보를 담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에도 2023년 3월 밸류업 공시를 의무가 아닌 '권고'형태로 도입한 후 최대한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 공시의 방법도 자사 홈페이지 등에 광범위하게 허용했다.
저PBR 기업 망신당하기 전 밸류업 공시해야
앞으로 밸류업 공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저PBR기업에 대한 명단공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 Shaming) 방식으로 가치가 낮은 기업으로 꼬리표를 붙여 망신주기를 하겠다는 건데, 오는 7월부터 거래소시스템을 개편하고 내부지침을 만들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공시창의 기업명칭에 유가증권은 '유', 코스닥은 '코'라고 마크가 붙는 것처럼 저PBR 기업에는 '저' 등의 표기로 꼬리표가 붙게 된다.
다만, PBR 현황진단과 목표설정, 실행계획 등이 담긴 밸류업 공시를 하는 경우에는 꼬리표를 일정기간 면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낙인효과를 피하기 위한 밸류업 공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따른 소각공시도 99개사
최근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 소각이 의무화하면서 지난달 자사주 소각계획을 공시한 기업도 99개사나 됐다. 삼성전자가 5조3000억원, SK가 4조8000억원, 셀트리온이 1조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계획을 공개했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규모는 2023년 8조2000억원에서 2024년 18조8000억원, 2025년 20조1000억원으로 늘었고, 자사주 소각금액은 2023년 4조8000억원에서 2024년 13조9000억원, 2025년 21조4000억원으로 증가추세다.
거래소는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말부터 '밸류업 공시 컨설팅'도 제공한다. 컨설팅을 받을 상장사는 오는 17일까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나 코스닥협회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