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삼성은 안녕한가]④갤럭시, 오늘은 1등 내일은?

  • 2013.12.26(목) 11:33

스마트폰 HW 격화..애플 파죽지세 예고
삼성 기존 장점 퇴색..”中 제조사 위협적”

삼성전자에게 2013년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시기였다. 스마트폰과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TV 등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주요사업은 세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진짜 고민은 이제 막 시작됐다. 정점에 서 있는 지금, 미래를 고민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1등 삼성전자의 고민을 주요 사업별로 짚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①1등의 고민이 시작됐다
②반도체, 시스템LSI를 키워라
③UHD TV에 미래 달렸다
④갤럭시, 오늘은 1등 내일은?
⑤갤럭시, '영혼'을 심어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지만 주변 환경은 녹록지 않다. 경쟁사 애플은 최대 시장인 중국을 발판으로 삼아 이번 기회에 삼성을 꺾을 기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노키아, 구글-모토로라 연합 등 주요 업체간 합종연횡으로 경쟁은 한층 격화되고 있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노키아나 모토로라처럼 한 순간에 몰락할 수도 있다. 정점에 서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놓고 걱정스러운 시선이 제기되는 이유다.

◇ 애플, 亞 시장서 돌풍..삼성은 ‘안방’서 위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애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은 규모면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할 정도로 시장이 크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제조사들이 승부처로 꼽고 있다. 애플은 유독 중국 시장에서 삼성과 현지 업체들에 밀려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 22일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신형 아이폰을 다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가 7억6000만명으로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 가입자의 7배다. 애플은 황금색 아이폰5S나 5가지 형형색색의 아이폰5C를 내놓는 등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애플은 '외산폰의 무덤'으로 알려진 일본 시장도 휩쓸고 있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주 일본 스마트폰 판매 10위 목록에 아이폰 9개 모델이 이름을 올렸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네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큰 일본에서 애플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도 편안하게 발을 뻗지 못하고 있다. 제조사가 단말기 보조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 공개하고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을 규제하는 내용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제조사들 가운데 가장 격하게 단통법에 반대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영업 비밀인 마케팅 비용 등이 외부에 유출될 수 있고, 주요 판촉 수단인 단말기 보조금 활용도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세계 각국의 수많은 통신사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영업비밀이 유출되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 HW 성장 한계..”애플보다 中 제조사 위협적”

 

삼성전자의 성공 요인으로 꼽혔던 장점들은 점차 퇴색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지금의 성공 신화를 쓴 것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애플 아이폰의 장점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적극 대응했기 때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 외 다른 제조사들도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다. 구글은 이제 레퍼런스폰(제조사 등에 기준이 되는 제품)을 삼성전자 외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들과 손잡고 만들고 있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지난해 8월 인수하면서 OS에 이어 제조업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구글은 더 이상 어제의 동지가 아닌 셈이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MS와 구글이 각각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의 스마트폰 산업은 기술 변화의 물결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하고 타이밍을 놓치면 곧바로 몰락해버린다. 한때 휴대폰과 스마트폰 시장을 움켜잡았던 노키아나 모토로라, 블랙베리는 이렇다 할 혁신을 선보이지 못하고 가라앉았다. 스마트폰 산업에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생각했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삼성을 추격하면서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은 거대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해외 유명 제품을 모방하는 짝퉁 이미지를 벗고 제대로 된 제품을 공급하면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단말기 사양이 평준화되면서 중국 업체들이 내걸고 있는 가격 경쟁력은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세계에서 팔린 스마트폰 5대 가운데 1대는 중국 제품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화웨이와 레노버, 쿨패드, ZTE 4개 업체의 점유율 합계는 18.9%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5분의 1에 달한다. 특히 화웨이와 레노버는 이 기간에 각각 2위와 3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전분기 2위였던 LG전자를 5위로 밀려나게 하기도 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올해 3억대 이상으로 예상되는 강력한 내수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애플보다 오히려 중국 제조사들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와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생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중국 근로자 인건비가 오르면서 더 많은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베트남행을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2월, 총 20억달러(한화 2조2200억원)를 투입해 신설한 베트남 제2 휴대전화 공장을 가동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가폰 시장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흥국 중저가폰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와중에 중국 제조사들이 부상하고 있어 부담스럽다"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