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가 지금까지 주거래 대상이었던 식당·정육점 등 B2B 시장을 넘어 일반 소비자를 위한 스마트 키오스크 사업에 나선다.
일종의 축산물 무인 판매기를 출퇴근이 집중되는 지하철역 인근 매장에 설치, 일반 소비자가 대형마트 대비 50% 낮은 가격에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을 구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미트박스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B2B 시장뿐만 아니라 B2C 시장까지 공략해 오는 2024년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이 같은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미트박스의 2018년 거래액은 1450억원 수준이다.
미트박스는 2014년 설립된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회사로 전통적인 축산 유통업에 ICT를 결합시켰다. 일반적 축산물 유통은 축산물 수입업체·육가공장으로부터 시작돼 도매상 1∼2군데, 소매상 등을 거치면서 유통마진이 30% 정도 붙는다. 하지만 미트박스는 축산물 수입업체·육가공장과 소비자를 앱으로 연결시켜 가격을 15∼30% 낮췄다. 특히 매일 변동하는 축산물 시세정보를 공시해 소비자가 제값을 알고 구입할 수 있는 투명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창업 첫 해 거래액 4000만원에서 2018년 145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2016년 3월 글로벌 업체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3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17년 배달의민족과 토스(Toss) 투자 등으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알토스, 국내 유명 투자회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이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8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2018년에는 기존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와 신규 투자자인 KT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NH농협캐피탈, 디티앤인베스트먼트, 고릴라PE가 참여해 총 150억을 투자했다.

김기봉 미트박스 대표는 "지난 5년보다 앞으로의 5년이 더 중요하다"면서 "2024년 거래액 1조원 달성을 위해 미트론(meat loan), 미트페이(meat pay), 스마트 키오스크(smart kiosk)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트론은 축산물 판매업자에게 대출서비스를 제공, 우수 판매자를 유치하고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축산물 판매업자는 현금 유통성을 위해 축산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6년 대규모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이 터지면서 관련시장이 얼어붙었다. 미트박스는 올 하반기 중 외국계펀드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금리 8%대의 축산물 판매업자 대출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기봉 대표는 "미트박스는 계절별, 지역별로 어떤 식당에서 어떤 브랜드의 축산물이 얼마나 소비되는지 등의 판매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서 "즉 축산물 수급을 매칭시킬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만큼 어느정도 담보를 통해 금리를 어떻게 설정할지 합리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트페이는 일종의 신용중개 서비스다.
예를들어 경상도의 한 축산물 유통업체가 서울의 축산수입업체와 거래할 때 상호간 신용도가 없으니 '물건 먼저주면 돈 보낼께' '돈 부터 주면 물건보낼께' 식으로 옥신각신 하게 된다. 미트페이 이 과정에서 신용거래 안정장치 역할을 한다. 미트박스는 미트페이를 통해 축산물 유통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미트박스는 일반 소비자도 축산품질을 직접 확인하고 소포장 단위라도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스마트 키오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미트박스 스마트 키오스크가 설치될 장소에는 KT와 협업해 통신, 보안 솔루션이 제공된다.
김기봉 대표는 "현재 축산물 무인 판매기를 주문제작해 들여와 전파인증을 받고 있다"면서 "인허가가 완료되면 올 하반기께 서울, 수도권 20여곳을 시작으로 축산물 스마트 키오스크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키오스크가 설치될 장소는 축산물을 집으로 사가는 소비자를 위해 출퇴근 동선에 자리잡을 것"이라며 "대형마트 축산물 가격대비 50%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현재는 고기를 다량 소비하는 식당이 주고객이지만 앞으로는 이들뿐 아니라 소량사용 식당, 정육점, 일반고객 등으로 고객층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상품구성도 원육 중심에서 즉석조리제품까지 다양화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