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S에서는 모빌리티가 주인공이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물론 글로벌 IT 기업들도 부스에 차량 및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며 자사의 기술을 뽐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 CES에서도 폴더블 및 플렉서블 기기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지난 7일에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0'이 10일 끝으로 막을 내렸다. CES를 주관하는 CTA에 따르면 이번 CES에는 44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으며 총 2만여개의 제품들이 전시됐다. 약 17만여명이 CES를 방문했다.
너도나도 모빌리티
올해 CES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모빌리티였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가전전자제품 위주로 전시됐던 CES는 2000년대 중반부터 IT(정보통신)와 전자제품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IT 제품도 전시됐다. 최근에는 모빌리티 영역과도 융합이 되면서 이번 CES 전시장 곳곳에서는 자동차와 모빌리티 관련 제품과 기술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통신, 반도체, IoT, 센서, 미디어, 배터리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자율주행과 전기차 등 모빌리티 시장을 넥스트 기술 전쟁 분야로 꼽은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인텔, 퀄컴, 아마존, 소니, 구글 등도 각 전시 부스 내에 모빌리티 관련 서비스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통신장비 기술인 5G TCU를, LG전자는 차량용 가전기술이 담긴 자율주행차 모형을, SK는 차량 내에서 미디어를 통한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IVI(차량 탑승자를 위한 주행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소재 등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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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자율주행 차량용 카메라 회사인 모빌아이를 통해 CES 부스에 참가했으며 퀄컴은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과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5G 플랫폼, 차량 통신인 C-V2X 플랫폼 등을 선보였다. 아마존도 인공지능(AI) 비서 알렉사와 자동차를 결합한 에코오토(Eco Auto)를, 구글은 야외 전시 부스를 통해 구글의 AI 비서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BMW X5와 볼보 XC40 체험존을 마련했다. 소니는 이미지 및 센싱 기술과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비전-S'를 공개했다.
전통 IT 및 테크기업 외에도 자동차 제조사들도 CES에 대거 참여했다. 현대차는 CES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목적 기반 모빌리티(PBA)·모빌리티 환승 거점(Hub) 등을 축으로 하는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으며 다임러는 기조연설을 통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차량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이외에도 아우디, 닛산,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토요타, 혼다, 포드 등도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거나 부스를 통해 미래 차량 기술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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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플렉서블 전쟁
이번 CES에는 지난해에 이어 폴더블 및 플렉서블 디바이스 및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CES의 메인 전시장인 LVCC 센트럴홀 입구에 있는 LG전자 부스는 지난해처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부스 입구를 꾸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입구를 지나면 위와 아래로 말리는 롤러블 TV가 방문객을 맞이했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단연 인기였다. 이미 출시된 제품이지만 한정된 물량 탓에 보급이 많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에 폴더블폰 체험존에는 체험을 위한 관람객들의 긴 줄이 늘어섰다.
폴더블 및 플렉서블 디바이스는 해외 기업들도 잇따라 출품했다. 레노버는 세계 첫 폴더블 노트북을 공개했다. 인텔 프로세서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한 제품이다. 또 인텔은 완벽하게 반으로 접히지는 않지만 액정을 접은 모습이 말굽과 같이 생긴 코드네임 '홀슈스 벤드' 노트북을 선보였으며 델은 액정이 두 개가 있는 노트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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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인 로욜(Royole)과 화웨이, TCL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와 기기를 전시했다. 화웨이는 액정이 밖으로 접히는 폴더블폰을 선보였다. 액정이 안으로 접히는 갤럭시 폴더블폰과 반대인 폼팩터다. 로욜도 밖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과 함께 다양하게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스마트 스피커 '미라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부착한 티셔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나뭇잎으로 만든 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샤프도 아래로 말리는 롤러블 TV와 스크린 비치는 씨스루(See Trough)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생활 홈 테크·스타트업 전시도 눈길
CES의 메인 전시장인 LVCC 외에도 스타트업과 웨어러블, 스마트홈 등의 기업들이 모인 샌즈홀에서도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됐다. P&G와 필립스, 카카오IX, 코웨이 등은 기술이 접목된 생활 밀접 전자제품과 홈 IoT(사물인터넷) 제품들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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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KOTRA 한국관에 쏠린 글로벌 시선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유레카파크에는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싱가포르, 이스라엘, 인도 등 국가별 스타트업관이 마련됐다. 유레카파크에서는 한국 국적의 스타트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은 약 200곳의 스타트업이 참여했으며 코트라 주관의 한국관, 서울시, 카이스트,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경기콘텐츠진흥원 등이 별도로 부스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올해 CES에 첫 참가를 했다. 서울시 빅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플랫폼 대시와 서울시 소속 스타트업 등이 전시장을 꾸몄다.
게리 사피로(Gary Shapiro) CTA CEO는 "CES 2020은 전 세계 주요 산업에 영감을 주고 연결했다"며 "CES 2020에서 공개된 혁신은 산업을 재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경제를 활성화하며 삶을 개선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