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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렛파킹 나온다"…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 선보여

  • 2020.12.17(목) 13:53

LGU+·한양대·컨트롤웍스, 자율주차 공개 시연
"자율주행, 통신 사업자 역할로 가치전달"

LG유플러스 모델이 17일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의 한 주차장에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에 탑승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자신의 집에서 회사 앞까지 온 A씨. 그는 주차하지 않고 건물 앞에서 내려 바로 회사로 들어간다. 동시에 스마트폰 앱을 연 뒤 인근 주차장내 빈 주차공간을 찾아 자율주차 버튼을 누르자, 차량이 스스로 이동한다.

자율차량은 횡단보도와 교차로 신호를 확인하면서 800미터(m)를 이동, 좁은 주차장 진입로까지 부드럽게 통과한다. 이어 지정된 주차공간을 찾아 후방주차를 완벽하게 해냈다. A씨는 주차가 완료됐다는 앱 메시지를 슬쩍 확인하면서 사무실 자리에 앉는다. 

◇ 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 시대 열다

'나만의 인공지능(AI) 운전기사'가 주차를 대신해주는 시대가 열린다.

LG유플러스는 17일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에이스랩'(ACELAB·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자율주행 솔루션기업 '컨트롤웍스'(CONTROLWORKS)와 함께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자율주차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LG유플러스가 이번에 시연한 기술은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렛파킹'(대리주차) 서비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제되지 않은 도로와 공영 주차장에서 5G 자율 주행과 주차 기술을 연계해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연은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진행됐다. 시연에 사용된 차량 'A1'은 YTN뉴스퀘어 건물에서 상암1공영주차장까지 약 800m 거리를 5분간 이동했다. 이후 빈 주차공간에 자리잡고 스스로 시동을 끄기까지 안전하게 마무리했다.

선우명호 한양대 에이스랩 교수는 "영화 속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주차하는 배트맨 자동차가 실제로 구현된 셈"이라며 "목적지 인근 주차장을 알아보고, 빈자리를 찾아 헤매고, 어렵게 주차를 한 후, 다시 목적지로 걸어오는 모든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LG유플러스의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 스마트폰 앱 '톡톡' 누르면 주차 '뚝딱'

LG유플러스의 자율주차 시연은 시작부터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스마트폰 앱에서 주차할 곳을 지정할 때다. 마치 극장 예매 시스템에서 빈 좌석을 선택하듯,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을 누르기만 하면 끝이다.

A1이 신호등과 통신(5G-V2X)으로 소통하며 실시간으로 주행을 지속할지, 제동을 시작할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 것도 눈길을 끌었다. 카메라로 신호등 색상을 판별해 주행 여부를 결정하던 지난해 시연보다 개선된 방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눈, 비와 같은 궂은 날씨나 빛의 굴절, 가로수 시야 방해 등으로 (신호등 색상을 읽는) 카메라 인식의 오차 발생 가능성도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1이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에 총 5개의 횡단보도와 3개의 교차로를 만났는데, 길가에 주정차된 택시 등의 차량을 자연스럽게 지나친 뒤 우회전에 성공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기술도 역할을 제대로 해낸 것이다.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 '레이다'(Radar) 등 센서 정보로 A1의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해 다른 차량 사이에서 부드러운 주행을 도왔다.

이를 통해 주·정차 차량이 많은 지하철역 인근에서도 다른 차량들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목적지인 상암1공영주차장 진입로는 난관이었다. A1은 대형 SUV(현대자동차 GV80)인데, 주차장 입구는 번호판 자동인식을 위해 다소 협소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A1은 단번에 주차장 입구 차단기를 안전하게 지나갔다.

시연의 핵심인 자율주차도 베테랑 운전자가 몰래 시연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운전이 서툰 경우 주차 공간에 정확하게 들어가기 위해 전진과 후진을 수차례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A1은 단 한 번의 후진으로 주차를 끝냈다.

무엇보다 차량 좌우의 여유 공간이 자로 잰 듯이 동일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차량과 차량 사이에 진입한 것은 아니나, 이런 정확도라면 어려운 주차 환경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17일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LG유플러스의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 자율주차, 미래 모빌리티 기술…"통신 사업자 역할만 제대로" 

LG유플러스는 이번 자율주차 서비스를 통해 차량의 무인 픽업-주행-주차로 이어지는 일련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기반이 완성된 것으로 자평했다. 승·하차를 위한 지체 시간이 사라져 마치 '콜택시'나 '나만의 AI 운전기사'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선우명호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기술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나아가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서비스로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사업자로서 자율주행 서비스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강종오 LG유플러스 상무는 "경쟁사와는 전략적인 스탠스에 차이가 있다"며 "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인프라, 클라우드 등의 분야로 통신 사업자로서 역할에 충실하면서 서비스는 관련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분야는 카카오, 지도 분야는 현대엠엔소프트와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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