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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㉛송영숙, 한미 후계자 '임주현' 지목

  • 2024.03.26(화) 11:41

송 회장 "아들들 누구보다 잘 알아…해외자본에 매각할 것"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26일 공식적으로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했다. 임종윤과 임종훈 두 아들에 대해서는 "가슴찢어지는 심정"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송영숙 회장은 26일 "이번 사태를 돌아보며 임성기의 꿈을 지켜낼 수 있는 자녀는 오직 임주현뿐이라고 확신하게 됐다"면서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나는 오늘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선언했다. 

송 회장은 "남편 임성기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막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은 우리 가족의 숨통을 죄어 왔지만 가족 누구도 아버지의 유산을 매각해야 한다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가족 중 아들 둘의 입장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선대 회장의 뜻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두 아들은 그룹을 물려받거나 프리미엄을 얹어 지분을 파는데 관심을 더 기울였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금에 와서 부질없는 이야기이지만 지난 3년간 나는 아들 둘에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조언과 협력을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매번 그들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했다.

그는 "두 아들의 심성과 성격, 그리고 둘의 자금 사정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고 했다. 송 회장은 "장남과 차남은 OCI와 통합을 저지한 후 일정 기간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는 해외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해외 자본의 속성상 그들은 한미의 철학보다는 자신들의 수익에 혈안이 돼 한미그룹 가족(임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일부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며 "1%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신약개발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장남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이 약속한 1조원의 투자금 출저가 칼라일 등 해외사모펀드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과 함께 임 형제의 지분을 일정 기간 경영권 보장을 전제로 칼라일에 매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송 회장은 "두 아들의 선택(해외 펀드에 지분 매각)에는 아마 일부 대주주 지분도 약속돼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조원 운운하는 투자처의 출처를 당장 밝히고, 아버지의 뜻인 '한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길'을 찾으라"고 했다. 

그는 "나 역시 대주주 프리미엄을 받고 비싸게 해외자본에 매각하는 것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제약 발전에 버팀목이 되는 한미를 만들자던 50년 전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두 아들이 공개적으로 어미인 나를 모욕해도 부모의 마음으로 아들 둘을 믿으며 참고 또 참아 왔다. 그러나 이제 결단할 때가 왔다"고 했다.

송 회장은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를 앞두고 나의 결정이 임성기의 뜻을 지켜내는 버팀목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제약기업으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한미그룹을 지키고자 하는 많은 주주들께 나의 이 입장과 결정을 지지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법원은 임종윤·종훈 형제가 낸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의 합병 관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다.

임 형제는 즉시 항고하고 본안 소송을 통해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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