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의 주가가 베트남 점안제 생산공장 가동 소식에 꿈틀거리고 있다. 미국 의회가 중국계 제약사와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된 가운데 대규모 생산시설을 토대로 다수의 수주계약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삼일제약의 주가는 7일 종가 기준으로 9780원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42.7%에 달한다. 주가는 지난 1일 4개여월 만에 1만원선을 터치했고 8일 오후 2시 현재 1만140원을 기록 중이다.
주가가 오른 데는 베트남에 설립한 점안제 생산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삼일제약은 지난달 베트남 의약품청(DAV)으로부터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받기 위한 실사를 마쳤다. 특별한 보완사항이 없으면 올해 하반기 내로 GMP 인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점안제 공장은 한화로 총 6000억원 규모의 점안제를 생산할 수 있다. GMP 인증을 받으면 이곳에서 만든 제품을 베트남 외 해외국가로 수출할 수 있다. 삼일제약은 현재 유럽, 대만 등 글로벌 제약사와 점안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미 의회가 중국 생명공학기업의 미국 시장진출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발의하는 등 시장환경은 회사 측에 우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은 지정학적인 위험을 피해 새 파트너사를 찾고 있다.
삼일제약은 대규모 생산설비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베트남 점안제 공장에서 1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내 현지 파트너를 통해 연간 20억원 안팎의 점안제를 수출하고 있다"며 "베트남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베트남 내 공급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손잡고 국내에 판매 중인 안과질환 바이오시밀러(복제약)도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삼일제약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난 2022년 안과질환 치료제 '아멜리부'에 이어 최근 '아필리부'의 국내 판매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아필리부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의 국내 매출액은 약 1000억원에 달했다.
미국계 제약사 바이오플라이스로부터 지난 2021년 국내 판권을 확보한 골관절염 치료제 '로어시비빈트'도 회사의 주요 성장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바이오플라이스가 내년 로어시비빈트의 허가를 미국에서 받으면 삼일제약은 곧바로 국내 허가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일제약의 베트남 점안제 CMO 공장이 실적 성장의 핵심 사업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신규 상품들의 시장 안착과 베트남 CMO 공장 본격 가동, 로어시비빈트의 국내허가신청 및 출시 가시화에 따른 실적 고성장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