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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 이젠 대형사 자회사와도 영역다툼

  • 2020.10.07(수) 13:59

자이S&D‧대림건설 등 소규모 주택사업 집중
중견 건설사 먹거리 경쟁 심화…신사업 잰걸음

건설사들의 주택공급 사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경쟁을 펼치던 대형 건설사들은 정비사업 규제로 수주 환경이 악화되자 지방 뿐 아니라 소규모 개발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자회사를 설립, 그 동안 영위하지 않았던 시장을 개척하는 첨병 역할을 맡겼다.

중견 건설사들은 자회사를 앞세운 대형 건설사들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경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중견사들은 그동안 쌓아둔 성장의 결과물을 토대로 신사업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 자회사 설립‧소규모 주택사업 눈독 들이는 대형사

대림산업은 최근 기업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다. 유화사업 성장과 함께 건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기업분할에 앞서 건설계열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 대림건설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대림건설은 향후 지주회사인 디엘(DL)과 인적분할한 건설사(신설법인) 디엘이앤씨(DL E&C)와 함께 그룹 내에서 건설업을 도맡을 예정이다.

디엘이앤씨는 대림산업의 건설사업 부문이 맡았던 역할을 책임지고, 대림건설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주택공급‧개발사업 등을 영위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건설 출범 당시 대림산업 측은 "확장된 외형을 바탕으로 수도권 도시정비사업과 데이터센터, 대형 SOC사업과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등 신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GS건설 역시 자회사 자이S&D(자이에스앤디)를 설립했다. 자이S&D는 주택과 부동산 개발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부동산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GS건설이 접근하기 어려운 중소규모 부동산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서초동 공동주택(8년 임대 후 분양), SK네트웍스의 주유소 부지에 지식산업센터와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올 초 푸르지오서비스‧대우에스티‧대우파워 등 3개 자회사를 합병해 부동산 토탈 케어 서비스 기업인 대우에스티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리모델링 등 중소형 개발사업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현대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플랜트 뿐 아니라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 사업을 펼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S건설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은 연결 자회사를 통해 소규모 주택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소규모 도시정비 사업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우호적인데 사업 규모가 작아 대형 건설사 진입이 어렵지만 자회사를 활용하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주택으로 큰 중견사, 신사업 '박차'

수도권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하며 규모를 키운 중견 건설사들은 이제 대형사들과 직접 수주 경쟁을 펼칠 정도로 성장했다. 동시에 지방 사업장을 비롯한 소규모 사업장을 두고는 대형사와 경쟁하는 등으로 경쟁환경은 더욱 악화했다.

특히 중견사들은 국내 주택시장 의존도가 크지만 주택사업은 정부 규제의 영향권 아래에 있어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미 친환경‧에너지 사업으로 전환을 시작한 대형사들처럼 중견 건설사 역시 변신을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호반건설은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면서도 택지지구 공급에서 벗어나 다양한 개발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민간공원특례사업을 비롯해 도심 내 오피스텔이나 오피스빌딩, 산업단지 개발 등 기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경북 영천과 세종시, 경남 김해에서 2000억원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 사업에 적극적이다. 최근 3년 기준 신규 인허가 물량의 25%를 수주하며 육상 풍력 발전사업 선두주자로 발돋움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여기에 지난 6월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를 설립하며 모듈러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외에 아이에스동서는 인선이엔티를 인수, 환경사업에 진출하며 비건설부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건설사들이 4~5년 전부터 다양한 신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최근 분양 실적도 좋아 자금 여력도 나름 갖추고 있다"며 "대규모 투자를 동반한 사업보다는 자금 여력 내에서 최근 성장하고 있는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시장에 진출하며 외연을 확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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