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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꺼낸 '코레일·SR 통합'…갈등에 소비자 불편만

  • 2022.02.10(목) 09:41

문 정부, 통합 추진…이해관계 엇갈려 무산
'통합이냐 유지냐' 갈등 속 SRT 전라선 지체

문재인 정부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수서고속철도 운영사)의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두 고속철도 운영사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면서다.

현 정부는 임기 초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추진해왔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선 이후로 논의를 미뤄둔 모습이다. 하지만 이 후보가 다시 이슈를 꺼내 든 만큼 향후 논의가 재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논의가 지체하면서 수서발 고속철도의 지방 확장 작업이 늦춰지는 등 시민들의 불편만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빠른 시일에 결론을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재명 "KTX·SRT 통합으로 지역차별 해소" 공약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말 자신의 SNS를 통해 "KTX와 SRT(수서고속철도)를 통합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사를 통합해 수서발 고속철도가 부산, 광주뿐 아니라 창원, 포항, 진주, 밀양, 전주, 남원, 순천, 여수로 환승 없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지역들에 수서발 고속철도가 운영되지 않는 건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6년 SRT와 KTX를 분리 운영해 경쟁시켰기 때문이라는 게 이 후보의 주장이다. SRT가 지방 '알짜 노선'에서만 운행하는 탓에 그 외 지방 주민들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는 또 KTX 요금을 SRT와 동일하게 10% 더 낮추고, SRT와 새마을, 무궁화호 간 환승 할인도 적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장기적으로는 양사의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 해외 진출 등으로 유라시아-대륙 철도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내놓은 KTX·STR 통합 공약 포스터. /사진=이재명 후보 홈페이지.

코레일과 SR 통합 문제는 문재인 정권 들어서면서 불거졌다.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다. 이후 실제 정권 초부터 SR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코레일과의 통합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다.

하지만 양사 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논의는 본격화하지 못했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 2018년 인하대 산학협력단에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했지만, 공정성과 전문성 논란 등이 불거지며 중단됐다.

국토부는 이어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제4차 철도산업기본계획' 연구 용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정권 말에 무리하게 결론을 내기보다는 대선 이후 논의를 재개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관련 기사: '코레일·SR' 통합 다음정부로?…적자 늘고 낙하산만(1월 17일)

찬반 팽팽 지속…SRT전라선 등 지체

코레일과 SR의 통합 문제는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이다. 코레일 등 통합에 찬성하는 측에선 애초 두 운영사를 분리한 이유가 '경쟁'을 위한 것이었는데, 비용만 중복으로 드는 등 되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후보도 이런 점을 지적하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방 소도시 등에도 철도를 운행하는 KTX는 공공성을 지키는 데 따른 부담을 다 떠안고 있다"며 "SRT는 독자적인 운영 능력이 없어 코레일에 전체 차량의 절반 이상을 임차하고 차량정비·유지보수·관제·정보시스템 구축 등 대부분의 핵심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코레일과 SR의 영업실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2017년 이후 지속해 적자가 쌓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간 적자 규모가 1조원가량으로 크게 늘었다. SR 역시 2020년부터 고객 운송 수익과 매장 임대 수익 등이 급감하면서 적자전환했다.

SR은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SR 측은 SRT가 지난 4년간 절감한 고속철도 교통비가 422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X보다 저렴한 운임 등으로 고객 편익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 SR이 열차 내 전원 콘센트 설치나 정기권 주말 이용 허용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는데, 코레일이 뒤따라 내놓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통합이냐 현행 유지냐를 놓고 논란만 이어지다 보니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라선이나 경전선, 동해선 등에 수서발 고속철도를 도입하는 논의가 지체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애초 국토부는 지난해 전라선 SRT를 개통하려 했지만,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대해 철회한 바 있다.

고속철도 운영사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인 철도 노조는 SRT의 전라선 투입으로 코레일과 SR의 현행 분리 체제가 공고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철도 노조 측은 이번 공약을 계기로 고속철도 운영사 통합 논의가 재개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 "다른 정당의 대선 후보들도 고속철도 통합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우 코레일과 SR의 분리 운영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산물인 만큼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윤 후보는 이와 관련해 공약이나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SR을 분리 운영한 지 6년이 돼가는 만큼 이런 체계를 계속 이어가는 게 맞는지 여부를 한 번쯤 제대로 따져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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