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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사라지는 노포들

  • 2022.07.04(월) 17:24

[스토리 포토]을지면옥 등 문닫아

세운지구 재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적게는 30년 이상된 노포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진은 을지면옥이 철거되고 가림막이 설치된 세운 재개발 3-2구역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을지로 대표 노포로 꼽히는 을지면옥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사업에 포함돼 3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지난 25일 마지막 영업을 마친뒤 사라졌다.

세운지구 재개발 지연을 멈추기 위해 법원이 시행사에 건물을 넘겨줘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103개 영업장 중 을지면옥을 제외한 102개를 인도받았다며, 거액의 대출이자 등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시행사의 손을 들어줬다.

60년 전통의 소곱창집인 '우일집'도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재개발로 기존의 터전을 떠나 이삿짐을 꾸리게 된 노포들이 많아지고 있다.

70년 넘게 영업해온 노포가 밀집한 인접구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4월 42년된 을지로 'OB 베어'가 6번의 강제집행 시도 끝에 철거됐다. 을지OB베어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백년가게'로, 서울시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한 곳으로 을지로 노가리 골목의 원조 가게였지만 건물주와의 오랜 임대료 갈등을 겪어왔고 끝내 명도소송에서 패소했다. 

사라진 을지면옥 앞을 찾은 한 시민/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을지면옥과 함께 을지로3가를 대표하는 맛집인 양미옥은 지난해 11월 화재가 발생해 건물이 전소됐다. 29년간 한 자리에서 장사를 이어온 이 식당은 '생활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화재로 을지로점이 문을 닫았고 남대문점에서만 영업을 하고 있다. 

재개발이 예정된 3-3구역에도 '안동장', 3-8구역에는 '통일집', '조선옥' 등의 오래된 가게가 즐비해있다. 현재 이들 구역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 계획 수립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이주대책과 손실보상 협의를 위한 시행사와 세입자 등 간 협의체가 구성될 예정이다.

재개발 속도내는 세운지구/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세운지구 재개발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거 첫 임기 때인 2006년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지구는 종묘~퇴계로로 이어지는 약 44만㎡ 규모의 서울 최대 재개발 지역이다. 오 시장은 당시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을 통합 개발하는 내용의 '세운지구재정비촉진계획'을 세웠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4선에 성공하면서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서울 도심을 대전환하는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내세우면서 종묘~퇴계로 일대(세운지구)를 재정비하는 사업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 171개 구역 중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일몰시점을 맞은 147개 구역을 20개 내외 정비구역으로 다시 조정하고, 이들 구역을 통합해 정비사업을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을지로 노포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전 앞두고 있는 노포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사라진 을지면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전과 분양이 공존하는 세운지구/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사라진 을지면옥/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도로폐쇄 알리는 재개발 구역/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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