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가 5만가구 규모의 '교육 신도시'로 거듭나겠네요. 금리가 높아 재건축 진행에 속도가 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목동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큽니다." -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주민 A씨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 안전진단이 통과하는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중요한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는지에요. 그걸 해제해야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인근 A 중개업소 대표
11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인근에서 만난 A씨는 '목동 6개 단지 안전진단 통과 소식'에 반색을 표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재건축 안전진단 단계에서 발이 묶여 있었지만, 지난달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완화안으로 재건축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다만 인근 중개업소에선 매수·매도세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다. 목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을뿐더러 아직 금리도 높아서다. 오는 4월 목동이 토지거래제한구역에서 해제된다면 시장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엿보였다.
서울 양천구청은 전날 목동 신시가지 3·5·7·10·12·14단지의 안전진단 등급이 '조건부 재건축'에서 '재건축'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기존 재건축 판정을 받은 6단지를 포함해 총 7개 단지가 재건축이 가능해졌다.▷관련기사: [집잇슈]목동 6개 단지 안전진단 졸업…'재건축 갑니다'(1월10일)
정부가 지난달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통해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 발목을 잡고 있던 안전진단 평가항목 내 '구조안정성' 가중치를 하향 조정하고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을 폐지하기로 했다.▷관련기사: 재건축 첫 관문 통과 쉬워진다…안전진단 '구조안전성' 30%로(12월8일)
이에 따라 재건축 사업 첫 관문인 안전진단 단계에서 답보 중이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들이 대거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목동신시가지 주민들은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 소식에 반색을 표했다. 목동신시가지 10단지 주민 B씨는 "재건축 첫 단계를 어렵게 통과한 만큼 발 빠르게 조합을 설립하고 재건축 사업을 시작했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2003년부터 목동 신시가지 7단지에서 살아왔다고 밝힌 주민 C씨는 "아파트가 오래되고 주차장이 작아 주차난이 심했다"며 "빨리 재건축이 돼서 주차난 없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목동신시가지 7단지에서는 이날 평일 점심께에도 주차장 자리 부족으로 이중주차를 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만 목동 단지들이 대거 안전진단에 통과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목동 신시가지 3단지 주민 D씨는 "2만가구가 넘는 목동 단지들이 대거 이주를 시작하면 인근 전월세값이 폭등하는 것 아니냐"며 "재건축으로 가구 수가 늘어나면 교통 상황이 더욱 악화하는 것은 아닐지도 걱정스럽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목동신시가지에는 현재 총 14개 단지에서 2만6000여가구가 살고 있다. 이 가구가 모두 재건축이 된다면 5만여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이날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매도·매수세의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 인근 B 중개업소 대표는 "안전진단 통과는 분명 반길만한 소식이지만, 그로 인한 시장 변화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며 "이틀간 매수 문의 전화 한 통도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목동신시가지 10단지 인근 C 중개업소 대표도 "오늘 오전 2건의 가격 문의 전화를 받긴 했지만, 실제 매수 의사를 보이진 않았다"며 "일주일 정도 지나면 분위기를 알 수 있을 듯싶다"고 말했다.
오는 4월 목동신시가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는 지난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 취득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해 갭투자 등이 불가능하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 인근 A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목동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고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는지 여부"라며 "그때쯤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