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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첫 관문 통과 쉬워진다…안전진단 '구조안전성' 30%로

  • 2022.12.08(목) 11:00

구조안전성 50%→30%, '적정성 검토'는 지자체에
완화 적용, 안전진단 통과 단지 21개 → 35개 확대

정부가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안전진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안전진단 기준의 핵심인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현행 50%에서 30%로 낮추고, 점수에 따른 재건축 판정 기준도 완화한다. '2차 안전진단'으로 불리는 적정성 검토는 지방자치단체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단지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하도록 추진하고 현재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는 단지들에도 모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구조안전성 낮추고…주거환경·설비노후 높여

국토교통부는 8일 이런 내용의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정부가 지난 8월 내놓은 '국민 주거안전 실현방안'의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우선 안전진단 평가 시 구조안전성 비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지난 정부에서 이 비중을 크게 상향한 뒤 안전진단 통과 건수가 급감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 인해 도심 내 양질의 주택공급 기반이 크게 위축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구조안전성 비중을 높였던 지난 2018년 2월 이전 34개월간 전국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139건에 달했다. 연평균 49건이다. 하지만 규제를 강화한 뒤 56개월간 통과 단지는 연평균 5건(총 21건)으로 크게 줄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토부는 "현재 구조 안전성 점수를 전체의 50%의 비중으로 반영하다 보니, 재건축 판정 여부가 구조 안전성 점수에 크게 좌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구조안전성 점수 비중을 낮추고 주거환경과 설비 노후도 점수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건부 재건축' 줄여 사업 진행 빠르게

안전진단 평가로 산출한 점수에 따라 재건축 승인 여부를 가리는 기준도 완화하기로 했다. 현행 기준은 30점 이하는 '재건축', 30~55점은 '조건부재건축'으로 판단하고 있다. 55점을 초과하면 '유지보수'로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재건축' 판정을 받으면 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지만, '조건부재건축'의 경우 소명과 자료보완, 공공기관 재검토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건부 재건축' 범위가 워낙 넓다 보니 사업 진행이 더디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45점 이하일 경우 '재건축', 45~55점은 '조건부재건축'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재건축' 판정 단지를 늘려 사업 진행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아울러 '2차 안전진단'으로 불리는 적정성 검토를 지방자치단체 재량에 맡기기로 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건부재건축'에 해당하면 의무적으로 국토안전 관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건부재건축이라도 원칙적으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치지 않도록 한다. 지자체가 요청할 때만 예외적으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가 시행되도록 개선한다.

적정성 검토 요청을 하는 경우에도 1차 안전 진단 내용 전부가 아닌 지자체가 미흡하다고 판단한 사항에만 한정해 검토가 이뤄지도록 한다.

이밖에 안전진단이 기본적으로 민간진단기관의 책임 하에 시행되도록 필요한 교육과 컨설팅을 강화하고, 실태점검도 병행해 안전진단을 내실화할 계획이다.

조건부재건축 판정 단지에 대해 시·군·구청장이 지역 내 주택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비구역 지정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안전진단 통과 확대 기대…현 진행 단지도 적용

이번 방안으로 재건축 사업 단지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가 이번 방안을 지난 2018년 3월 이후 안전진단을 완료한 단지들에 적용해본 결과 통과 단지가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46개 단지 중 현행 제도에서는 조건부를 포함해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가 21곳이었는데, 이번 완화 방안을 적용하니 35곳으로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재건축'은 0곳에서 12곳으로, 조건부재건축은 21곳에서 23곳으로 각각 증가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이번 방안을 현재 안전진단을 수행 중인 단지에 모두 적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조정된 평가항목 배점 비중과 조건부 재건축 범위를 적용해 '재건축'과 '조건부 재건축'을 다시 판정할 계획이다.

이번 방안 대부분은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고시)' 개정사항으로 이달 중 행정예고를 거쳐 내년 1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그간 과도하게 강화된 기준으로 인해 재건축의 첫 관문도 통과가 어려웠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도심 주택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국민의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데에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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