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지분=다다익선?'
재건축 사업성을 따질 때 반드시 확인하는 지표 중 하나가 '대지지분' 입니다. 대지지분이 클수록 일반분양을 늘려 사업성을 높일 수 있고, 추가 분담금 없이 더 넓은 평수를 받을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평균 대지지분이 높아도 가구수가 적으면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재건축 하기엔 한계가 있고요. 소유자 개별 대지지분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신중히 따져봐야 하는데요.
대지지분은 쉽게 말하면 '내 몫의 땅'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아파트처럼 다수의 사람이 같이 지내는 공동주택의 경우 전체 대지 면적을 전체 가구수(소유주)로 나눠서 따지죠.
대지면적은 해당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된 땅의 크기를 말하는데요. 대지면적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이 건폐율, 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은 용적률이고요.
대지지분과 용적률은 '실과 바늘' 관계인데요. 통상 용적률이 낮으면 평균 대지지분이 높아 재건축 사업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관련기사:[알쓸부잡]거~재건축하기 딱 좋은 용적률이네(2022년5월9일)
평균 대지지분은 공동주택 가구당 지분이고요. 개별(세대별) 대지지분은 개별 가구가 갖고 있는 지분인데요. 평균 대지지분은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판단하고, 개별대지지분은 정비사업 시 개별 소유자의 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입니다.
주택 시장에서 대지지분은 '다다익선'으로 평가 받습니다. 대지지분이 클수록 동간 간격이 넓거나 층수가 낮아 주거환경이 쾌적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대지지분이 크면 상대적으로 가구수가 적은데요. 이렇게 되면 재건축 이후 각자에게 돌아올 이익도 커집니다. 조합원 분양분 이외에 추가 세대를 많이 늘릴 수 있다면 그만큼 조합원의 추가분담금은 줄고 사업 수익성은 높아지거든요.
조합원의 무상 입주 아파트 평형도 커집니다. 대지지분이 클수록 무상지분율(가구당 대지지분에 무상으로 덧붙여주는 비율)이 높아져서 재건축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을 조금만 내거나 아예 내지 않고도 더 넓은 평수로 갈 수 있고요.
가령 서울에서 대지지분이 높기로 유명한 용산구 '한강맨션'(660가구·용적률 101%)의 경우 전용 103㎡의 대지지분이 74.58㎡인데요. 무상지분율이 160%라고 가정하면 재건축 후 받을 수 있는 면적이 약 120㎡에 달합니다. 이렇게 되면 추가부담금은커녕 오히려 이익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대지지분이 큰 주택이 무조건 사업성이 높은 건 아닙니다.
평균 대지지분은 높지만 개별 대지지분은 낮을 수 있거든요. 이에 재건축을 목적으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라면 개별 대지지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확인 방법은 등기부등본 열람을 통한 건데요. 등기부등본에 기재돼 있는 '대지권비율'을 보면 됩니다.
대지권비율은 '000분의 00' 식으로 기재돼 있는데요. 뒤에 숫자만 보면 됩니다. 가령 대지권비율이 '90960분의 33.5178'이라면 뒤에 숫자인 33.5178㎡(10.14평)이 대지지분이죠.
이 외에도 국토교통부의 'K-Geo 플랫폼'을 비롯해 민간 기업인 '아실' 등의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단지별 대지지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대지지분은 크지만 가구수가 적다면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로 재건축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요.
이런 경우 인근 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구당 대지지분이나 평형 등에서 차이가 크면 소유자 간 이해 관계가 달라 사업 추진이 원활히 이뤄지긴 힘듭니다.
이에 재건축 투자 시 대지지분으로 받을 수 있는 면적과 전체 사업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평균 대지지분이나 용적률이 좋아도 내가 거래하는 물건의 대지지분에 따라 오히려 추가분담금을 과도하게 낼 수도 있다"며 "단순히 대지지분이 많다고 안심하지 말고 사업 조건을 더 세세하고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