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9주 연속 내림세입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담은 1·10대책(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내놨지만 지난주보다 오히려 낙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아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다른 곳도 있습니다. 5호선 연장 소식에 수도권 내에서 김포 집값이 나홀로 반짝 상승했고요. 인천 일부도 보합으로 돌아섰죠. 김포골드라인 등 극심한 교통혼잡 문제의 숨통이 트이면서 장기적으로 집값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4일 정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한 전국 규모의 교통 혁신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나도 타봤다"고 언급한 김포골드라인의 운행 간격을 좁히고 전용차로를 달릴 급행버스를 대거 투입하기로 한 내용도 담겼죠. 정부의 교통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전해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전국 집값 떨어지는데…'김포' 나홀로 상승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떨어졌습니다. 1·10대책 발표 직후인 전주(-0.04%) 대비 낙폭을 키우며 9주 연속 하락 중이죠.
1·10 대책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수도권 공급을 늘리고 지방의 문젯거리로 자리잡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매수 유인 방안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이 여전한 만큼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영향으로 보여요. ▷관련기사:1·10대책 훈풍에도 잠잠한 1기 신도시…왜?(1월20일)
서울은 -0.03%, 수도권은 -0.05%로 전주 대비 하락폭이 각각 0.01%포인트 줄긴 했죠. 하지만 5대 광역시(-0.05%)를 비롯한 지방(-0.03%)에서 내림세가 커지면서 집값 하락폭을 키웠습니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중에서는 3주 넘게 송파구(-0.06%)의 하락폭이 두드러지는 모습이에요. 지난주(-0.13%)와 비교하면 낙폭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서초(-0.04%), 강남(-0.01%)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의 시세 하락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끌'의 성지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성북구를 품은 서울 동북권의 하락폭도 눈에 띕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성북구가 -0.07%를 기록해 서울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고요. 강북(-0.06%), 도봉(-0.05%), 노원(-0.04%)도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어요.
성북구는 정릉·종암동 위주로, 강북구는 미아·번동의 대단지에서, 노원구는 상계·공릉동 위주로 매도희망 가격이 하락했어요.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에 매수자 관망세가 짙어지며 매수문의도 한산한 상황"이라며 "매물 가격 조정과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만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어요.
경기도의 매매가 변동률은 -0.07%로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5호선 연장 소식에 김포가 수도권 내에서 유일하게 0.04%로 상승 전환했습니다. 개발호재 영향으로 신축 대단지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어요.
김포시는 5호선 연장노선 유치를 놓고 인천시와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그러다 지난 19일 정부가 경계 지역 정거장을 김포 감정동에 두고 정거장 수도 김포에 7곳, 인천에 2곳을 두는 조정안을 발표했어요. 극심한 교통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되며 집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요. ▷관련기사: 5호선 연장노선, 진통 끝에 인천검단 '2개역' 경유(1월19일)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김포는 다른 지역보다 교통문제가 절박했던 지역이었고 5호선 연장 관련해 국토부가 김포시 손을 들어주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폭발적으로 집값이 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호재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정부가 GTX를 통한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약속하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GTX 연결 구간을 포함한 지역에도 온기가 미칠 것으로 기대돼요.
김 소장은 "금리인하 시기가 아직 불투명하고 집값도 높은 수준이지만 입주물량 부족으로 집값 반등기에 들어서면 GTX 관련 구간의 집값 상승 동력이 커지는 등 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며 "특히 춘천, 천안, 아산 등 예상치 못한 지역들의 경우 호재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어요.
전셋값 상승 올해로 끝? "수년간 오른다"
전세가격 변동률은 0.02%로 상승폭을 유지하며 26주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0.07%)을 비롯한 수도권(0.05%)은 상승폭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세종(0.04%→-0.15%)은 하락 전환, 5대광역시는 하락폭(-0.01%→-0.02%)이 늘었어요. 수도권과 지방 간 차이가 벌어지는 모습이에요. ▷관련기사:지치지 않는 전셋값 상승에 '탈서울'…금리 내리면 더?(1월13일)
강북에서는 노원구, 강남에서는 동작구에서 상승률이 높았어요. 노원구는 상계‧월계동 소형 규모 위주로 전셋값이 0.16% 올랐고 동작구(0.16%)는 흑석‧노량진동 위주로 오름세를 보였어요.
이외에 동대문구(0.10%)는 전농‧장안동 위주로, 은평구(0.10%)는 응암‧녹번동 대단지 위주로, 강서구(0.10%)는 마곡‧가양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학기를 대비한 이주 수요와 매수대기자의 전세수요 전환으로 학군·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현상이 발생하며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경기도는 수원 팔달구(0.67%), 고양 덕양구(0.32%)를 중심을 상승폭이 크게 오르며 전주 대비 상승폭(0.04%→0.05%)이 소폭 뛰었어요.
인천(0.03%)은 중산·운서동 등 신도시가 위치한 중구가 0.08%, 청라·신현·심곡동 위주로 서구(0.06%)에서 상승폭이 높았고 동구(-0.04%)는 송현동 위주로, 계양구(-0.02%)는 작전·효성·병방동 구축 위주로 하락했어요.
집값이 꿈틀하는 것과 달리 전세시장은 계속해 오르고 있는데요. 해를 넘겨 몇 년간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와요.
김인만 소장은 "빌라, 오피스텔 수요가 아파트 전세로 이동하고 입주물량 부족에 따른 전세공급 부족으로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면서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떨어지는 만큼 몇년 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