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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빛바랜 '빛고을' 공원특례…한양 vs 롯데 전쟁

  • 2024.03.11(월) 14:51

분양가·시공권·사업지분 첨예한 대립 '난맥상'
분양가에서 촉발된 갈등…지분 놓고 법정으로
3월분양 전제 1조 PF…분양 성사여부 관건

광주광역시 노른자 땅으로 주목받던 '중앙공원 1지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에 한양과 롯데건설이 시공권, 사업 지분, 분양가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업 공모 이후 벌써 올해가 7년차지만 사업 진척 없이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총 243만5017㎡ 공원 부지 내 2772가구 대규모 공동주택을 공원과 함께 조성하는 게 이 사업의 골자다. 하지만 아직 분양 방식도 확정하지 못했다. 후분양으로 돌렸던 사업 계획은 최근 고금리로 금융비용이 치솟자 다시 선분양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양측 논쟁이 격화하면서 분양가가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광주시가 나서 양측을 불러모아 적정 분양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파행으로 끝났다. 사업공모 주체인 광주시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1조원 가까운 금융기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때 약정한 분양 개시 시점이 이달 말 도래한다. 분쟁을 접고 사업을 진행해야 할 마지노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쟁점들이 여전히 난맥상이다. 

광주광역시 중앙공원 1지구 사업 일지/그래픽=비즈워치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 뭐길래

민간공원특례사업은 소유자가 다수이거나, 지목이 다른 등의 이유로 장기간 조성되지 못한 도시공원 계획부지를 민간사업자가 사들여 공원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 중 20~30%의 면적에 공동주택을 지어 매출을 올리고, 나머지는 모두 공원으로 조성해 지자체가 기부채납 받는 형태다.

▷관련기사:  
[공원터 아파트]①의정부에 부는 분양훈풍..배경에는(2016년 11월22일)
[공원터 아파트]②'재깍재깍' 다가오는 일몰시한(2016년 11월24일)
[공원터 아파트]③쪼그라드는 '도시의 허파'(2016년11월28일)

민간사업자는 아파트 분양 사업 수익을 통해 부지매입비를 포함해 이익까지 낼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 시도도 많았다. 특히 중앙공원은 광주시에 있는 9개 공원 중 가장 큰 공원으로 1, 2지구로 나눠 광주 내 총 10개 공원 사업지에서 민간공원특레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중 '중앙공원 1지구'는 총사업비 2조2249억원 규모로 광주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17㎡ 부지에 조성된다. 전체 부지의 약 10%인 비공원 부지에 지하 3층~최고 28층, 3개블록 39개동, 2772가구의 공동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은 초기부터 순탄치 않은 길을 걷고 있다. '분양가'를 놓고 주주 간 이견이 벌어지더니 지분 분쟁까지 번져 현재는 법정 다툼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분양가' 문제로…선→후분양, 다시 선분양? 

분쟁의 시작은 '분양가'에서 비롯했다. 여태까지 드러나 있는 갈등의 겉면 역시 분양가이기도 하다.

광주시는 지난 2018년 사업공모를 내고 이듬해 '한양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컨소시엄은 사업시행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을 2020년 1월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한양이 지분 30%로 최대주주였고,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광주광역시 중앙공원 1지구 사업개요/그래픽=비즈워치

SPC는 공모당시 사업제안서에서 3.3㎡(평)당 평균 분양가 2000만원대 선분양 구조로 사업실시계획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분양가가 치솟던 2019년 7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광주 서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당초 협약한 분양가로는 HUG의 분양보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한양은 평당 1600만원대 선분양을, 우빈산업을 비롯한 '비한양파'는 1900만원에 후분양을 주장하며 이견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분양은 자금 융통을 현실적으로 원활히 하기 위한, 후분양은 수익성 극대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선분양은 토지 확보 후 착공과 동시에 분양할 수 있어 자금조달이 수월하고 금융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착공 시점 분양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축비·자재비·인건비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면 후분양은 60~80% 정도 공정을 진행 후 완공이 가까워졌을 때 분양을 진행해 공사비 상승분은 반영하기 좋다. 다만 분양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사업자가 조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분양가 논쟁은 2021년까지 이어지다 광주시가 2021년 8월 평당 분양가 1800만원대로 후분양 하는 내용을 담은 개발계획안을 승인하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2022년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그해 9월 광주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해제했다.

문제는 금융시장 역시 얼어붙은 것이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커졌다. 금리가 치솟았고 고금리 장기화와 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업성에 우려가 불거졌고 금융비용 부담도 크게 늘었다.

이에 최근 SPC는 금융비용 감축을 위해 다시 선분양을 추진 중이다. SPC는 광주시와 분양가 타당성 검증 결과 분양가 2425만원을 제시했고, 비한양파에 밀려나 있던 한양은 이보다 낮은 1990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하며 다시 분양가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②'롯데 vs 한양' 진짜 쟁점은 시공권·지분 그리고…>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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