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이르면 2028년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물류부지로 본사를 이전한다. 3000가구 넘는 주택과 900실 규모의 기숙사도 짓는다. 사업부지 반경 5km 안에 서울 인구의 21%가 사는 입지여서 수요자들이 대규모 '아이파크'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승록 노원구청장,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광운대역 물류부지 동북권 신생활·지역경제 거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 시장이 지난 3월 발표한 '강북권 대개조' 프로젝트의 후속 조치다. ▷관련기사: 상계·중계 강북 노후아파트, 용적률 높이고 공공기여 줄인다(3월26일)
주택 3072가구 공급…3분의 1은 40평대
15만6581㎡(약 4만7365평) 규모의 광운대역 물류부지엔 상업·업무시설을 비롯해 주택, 공공기숙사 등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가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관련기사: 용산서 노원으로…HDC현산 또 이사 간다고?(4월17일)
현산은 2028년까지 본사 이전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용산역 민자역사에 있는 본사 직원 1800여명이 이곳으로 옮겨오게 된다. 또 현산은 상업시설 중 일부를 직접 관리·운영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주택 공급은 3072가구 규모로 이뤄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곳 복합용지에 최고 49층, 8개동, 3072가구(공공 410가구, 분양 2662가구)의 공동주택이 들어선다. 현산은 지난달 건축심의를 통과한 뒤 7월 주택사업승인, 9월 착공, 10월 분양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전용면적별 분양 가구 수는 △59㎡ 16가구 △73㎡ 368가구 △74㎡ 118가구 △83㎡ 368가구 △84㎡ 704가구 △102㎡ 352가구 △109㎡ 368가구 △115㎡ 352가구 △130㎡ 16가구 등으로 계획됐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 물량이 가장 많고 전용 85㎡초과 대형이 35% 비중에 달한다.
잠재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노원구 인구(51만4946명)는 서울시 전체의 5.5%다. 하지만 인근 자치구를 포함해 부지 반경 5km 내에 거주하는 사람이 약 211만명으로 서울 인구 21%에 달한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매수심리와 주택가격전망이 높아지고 정부의 강북 대개조 개발계획 기대감이 작용하는 만큼 분양 성공 가능성은 높다"고 봤다.
현산은 '히든 네이처'를 주제로 한 '아이파크 가든'을 단지 조경으로 제시했다. 지난 16일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공개한 '아이파크 가든'을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랑천 등 주변 자연환경과 연계한 산책로를 조성하고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삶을 그려가겠다고 설명했다.
청년부터 노인까지…'복합' 개발 예고
다음달 건축심의를 받는 상업업무용지엔 현산 본사를 비롯한 오피스, 호텔, 상업시설이 입주한다. 실버타운 격인 웰니스(건강관리) 레지던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현산 관계자는 "아직 계획 단계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피스, 의료(건강검진), 웰니스 등이 장기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총 사업규모 4조5000억원 중 2조원 이상이 매출화되고 나머지는 자산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산은 1조5000억원 이상 규모의 운영자산(임대주택, 상업시설, 오피스, 호텔)을 확보하게 된다"며 "착공에 따른 이익 상승과 비즈니스 모델 변화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장기적인 재평가(리레이팅)가 가능할 걸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공용지에 계획된 900실 규모의 공공기숙사도 현산이 짓는다. 서울시에 따르면 부지 반경 5km 내 14개 대학이 입지하고 15만명이 넘는 대학생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기숙사 수용률은 15%로 전국(23%), 서울시(17%) 평균보다 낮다. 기숙사 조성규모는 약 390억원으로 책정됐다. 운영 아이디어 등은 설계공모를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대학 및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강화한다. 현산은 지난 21일 고려대와 '지역사회 평생교육 및 청년 커리어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기관은 청년 커리어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는 물론 세대별 맞춤교육과 융합교류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