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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주택, 정부 지원 없인 중산층에 그림의 떡"

  • 2024.06.05(수) 17:27

편의시설·종합병원 등 입지부터 좋아야 하지만  
땅값도 공사비도 뛰어…운영도 비용 부담 커 
"공공택지 지원, 세제혜택 등 제도부터 손봐야"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

늘어나는 노인 인구 대비 턱없이 모자란 시니어 주택(노인복지주택)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93만8235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인구의 19.2% 수준이다. 

하지만 노인복지시설은 2022년 말 기준 전국에 8만9698곳에 불과하다. 주거, 의료, 여가, 보호시설 등을 모두 포함해서다. 이 중 노인복지주택은 전국에 단 39곳이다. 서울에 11곳, 경기에 15곳, 인천에 1곳으로 70%에 가까운 27곳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전국 노인복지주택 분포/그래픽=비즈워치

이마저도 들어가기가 만만치 않다. 5억~10억원대의 보증금은 물론 매월 300만~500만원 수준의 이용료를 내야만 한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며 시니어 주택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소수를 위한 '상류층 전유물'로 여겨지는 이유다. 

장기운영, 입지 등 부담…"비쌀 수밖에"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맞춰 중산층이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 주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정부 지원 없이는 중산층을 위한 시니어 주택 확대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시니어 주택은 일반 아파트 등과 비교해 각종 편의시설과 상급 종합병원 등 의료시설이 가까운 등의 입지를 필요로 한다. 의료 등 전문 관리 인력과 노인 맞춤형 커뮤니티 시설 등도 필요하다. 

수요도 대부분 땅값이 비싼 수도권에 많다. 각종 부대시설과 장기 운영을 위한 비용 부담이 크다. 현재는 제도상 분양도 할 수 없다. 운영 부담과 임대료가 더해져 이용금액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택시장 침체와 부동산 경기 악화,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 시장이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의 부담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보급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서울 노인복지주택 현황/그래픽=비즈워치

서울 송파 시니어주택 '위례 심포니아' 견본주택에서 만난 최덕배 한미글로벌디앤아이 전무는 "시니어 주택은 일반 아파트보다 상주 인력이 많고, 운영시설과 커뮤니티 시설 등의 요구 수준도 높다"면서 "장기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담이나 비용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1인 5.6억/230만원' 위례 실버타운, 어떤가요?(6월5일)

최 전무는 "5년 전부터 다양한 노인복지주택 사례를 분석하고 오랜 기간 입지 등을 고민해 사업을 준비해 왔다"면서 "커뮤니티 시설들도 수요 등을 파악해 구성 요소 등을 개발하고 바꿔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분양형 부활한다더니…인구 소멸지역에? 

한미글로벌디앤아이는 심포니아 이후 다음 시니어 주택 사업지를 발굴 중이지만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고령층에 맞는 입지의 땅도 찾기 어려운 데다, 원자잿값 인상,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크게 올라서다. 

특히 보증금 외에 연간 3000만~5000만원 이상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재는 수요계층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 봤다.
 
한미글로벌디앤아이 관계자는 "시니어 주택은 건설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단순히 집만 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와 부대시설, 운영 비용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사업성을 확보한 새 사업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공택지 제공을 비롯해 청년주택처럼 대출이자 보전 등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인복지법, 주택법, 보건복지법 등에 나뉘어있는 관련 규정 정비 필요성도 요구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과 달리 이를 위한 복지주택 관련한 규제는 아직까지 많고 지원은 거의 없다"면서 "운영 관련한 부담도 큰 만큼 사업성을 높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철역 근처 공공택지를 지원하는 서울시 청년주택처럼 공공택지 공급, 대출이자 보전, 세제혜택 등 다양한 공공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지원 없이는 중산층까지 시니어 주택을 확대 공급하기 어렵고, 실질적인 노인 '복지' 주택 공급 역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지방 소멸문제와 시니어 주택 확대를 위해 분양형 실버타운 제도를 재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부작용이 발생해 2015년부터 제한했던 분양이 재도입되면, 운영 관련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공급이 더 늘어날 것이란 취지에서다. 

하지만 분양 시니어 주택을 인구 소멸지역 위주로 재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제도적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령층이 원하는 시니어 주택은 각종 편의시설과 대형병원 등이 가까운 수도권에 수요가 몰려있다"면서 "이러한 수요와 달리 인구소멸지역에 시니어 주택을 만든다면 입주 수요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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