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두산건설과 수주 경쟁 끝에 공사비 1조3000억원의 경기도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경쟁사가 먼저 두 차례의 단독 입찰로 계약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더샵' 브랜드를 앞세워 뒤집기에 성공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은 경기도 성남시 성남구 중원동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투표에는 조합원 2070명 중 1834명이 참여했고 포스코이앤씨는 1333표(72.7%)를 얻었다. 두산건설은 418표에 그쳤고 무효와 기권 등은 83표다.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은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일대 1900가구의 아파트를 지하 6층~지상 30층, 3198가구로 다시 짓는 내용이다. 총 공사비는 약 1조3000억원이다.
조합은 지난해 4월 기존 시공사인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가계약을 해지한 지 10개월 만에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했다. 계약 해지 배경으로는 급증한 공사비가 꼽힌다. 컨소시엄은 지난 2023년 조합에 공사비를 3.3㎡당 445만원에서 672만원으로 인상해 달라 요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조합이 새로운 시공사를 찾아 나서자 두산건설이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 단독 응찰했다. 일각에선 두산건설과의 수의 계약 예상이 나왔지만 조합은 세 번째 입찰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의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선도지구 이주 지원 방안에 거론되면서 사업성 개선 여지가 생겨서다. 사업에 필요한 행정절차가 단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이어 12월30일 세 번째 입찰 마감일에는 두산건설 외에 포스코이앤씨도 응찰하며 경쟁 입찰이 성사했다. 경쟁 과정에 양 사의 대표인 이정환 사장과 정희민 사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더샵 마스터뷰'를 단지명으로 제안하고 조합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는 조건 등을 내세워 시공권을 따냈다. 구체적으로 사업비 2400억원을 무이자로 조달하고 발코니 옵션 수익 및 철거 부산물 판매 수익 등을 조합에 귀속, '골든타임 분양제(조합이 원하는 시기에 분양)' 등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성남 은행주공을 포함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로 총 1조4352억원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달 서울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을 확보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수주를 바탕으로 강남, 용산, 성수 등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사업지에서 수주 행보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