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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1% 올랐을 뿐"…토허제 푼 영향 미미하다는 서울시

  • 2025.03.10(월) 15:16

토허제 풀자 '잠·삼·대·청' 가격 상승
시 "실거래가 놓고 보면 급등 아냐"라지만
시장선 "현장 분위기 달라", "인근단지도 영향"

서울시가 최근 강남권의 부동산 시장 급등이 실제 거래가 아닌 호가 상승에만 국한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상승거래와 하락거래가 혼재해 실거래 평균 가격 상승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 해제 이후 관련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분석을 놓고 현장 분위기와는 동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량과 실거래가만으로 시장 분위기를 읽을 수 없다는 목소리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모습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전체 305개 단지에서 토허구역 해제 지정 이후 22일간(2월13일~3월6일) 이뤄진 실거래는 87건이며, ㎡당 평균 가격은 2982만원이다. 토허구역 해제 지정 이전 22일(1월22일~2월12일) 동안 거래된 78건의 ㎡당 평균가격(3020만원)보다 1.3% 하락했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전용면적 84㎡로만 한정해도 거래량은 토허구역 지정 해제 전 35건에서 1건 증가한 36건이다"라면서 "평균 매맷값은 26억9000만원에서 27억1000만원으로 상승률이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에서는 4억5000만원 하락 거래도 나왔다. 지난달 25일 잠실엘스 6층 전용면적 84㎡가 22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는 같은달 14일 이뤄졌는데 당시 거래가는 26억5000만원이었다. 

시는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반영해 호가를 높인 매물이 늘었지만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과 격차가 커서 실제 거래로 이어진 사례가 적다고 봤다. 22일 동안 실거래가 이뤄진 단지의 가격 상승률을 근거로 토허구역 해제의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잠·삼·대·청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후 22일간의 실거래 자료 비교/자료=서울시 제공

호가를 반영하는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는 토허구역 해제 이후인 2월 셋째 주(17일 기준) 송파구 집값 상승률이 0.36%로 전주 대비 0.22%포인트 상승했다. 2월 넷째 주(24일 기준)와 3월 첫째 주(3일 기준) 상승률은 0.58%, 0.68%를 나타냈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에 0.27%, 0.38%, 0.52%가 올랐다. 서초도 0.18%, 0.25%, 0.49% 상승했다.

송파구에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가 높게 형성되고 있지만 광진구에서 송파구로 갈아타려는 이들도 있고 문의가 적지 않게 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현장 분위기가 실거래가에 반영되려면 거래 신고 마무리까지 시점 차이도 있다"면서 "실거래가만으로 부동산 시장의 현황을 들여다보기는 무리이며 그걸 토대로 대책을 세운다면 이미 늦었다"고 짚었다. 

이어 "강남권에서는 지금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고 있지만 사려는 이들이 결국은 있다"면서 "절대적으로 매도자 우위인 강남 시장에서 아파트를 계약하려면 현장에서 대기하다 계좌가 나오면 바로 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덧붙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토허구역 해제 이전부터 이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토허구역 지정 해제의 수혜를 입은 단지보다도 인근 단지의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토허구역 지정 해제 이후 서울시가 일부 하락 거래 사례를 언급하긴 했으나 신고가 경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3일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면적 84㎡가 40억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 거래가인 35억1000만원을 넘어섰다. 개포우성2단지 전용면적 127㎡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지난달 15일 50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종전 최고거래가가 47억원보다 3억5000만원 비싸게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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