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 현장에서 잇따라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건설사들은 안전 관련 예산 확보, 관련 기술 개발 등 전사 차원에서 중대재해 방지에 나서고 있지만 빈번한 사망 사고에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3년 안전보건 분야에 1189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보건분야 투자는 2021년 449억원이었으나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안전 투자 늘렸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보건 분야에서 지출이 많이 늘어난 이유는 안전설비와 보호구 등에 대한 투자 확대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안전설비와 안전보호구 투자액이 각각 166억원, 88억원이었는데 2년 만에 388억원, 339억원으로 늘었다. 이외에도 안전 교육 훈련과 현장검진 및 예방, 컨설팅 등 전체 분야 비용이 증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모회사인 현대건설도 2021년 안전보건에 1349억원을 투자했으며 2023년에는 이를 2399억원으로 늘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보건 투자 의지는 관련 분야 임직원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현대엔지니어링 안전관리본부장(CSO) 산하 안전보건관리실에만 80여 명의 임직원이 있다. 현대건설과 비슷한 규모이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본사에 이보다 많은 안전보건 관련 임직원을 둔 곳은 삼성물산(100여 명) 정도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력사 근로손실 재해율(100만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발생한 재해 비중)은 2021년 0.974%에서 2022년 0.984%, 2023년에는 1.168%로 증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2022년 4만9990건이었던 현장 안전보건교육 횟수가 이듬해 6만1015건으로 늘어나는 등 안전보건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2023년 안전보건교육을 받은 본사 임직원과 협력회사 임직원의 수도 1620명으로 전년(1178명) 대비 37.5% 늘었다.
사고 막으려면?
특히 현대엔지니어링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에도 건설 현장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교량이 붕괴하는 사고로 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평택 화양지구 힐스테이트 신축 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추락해 1명이 숨졌다. ▷관련기사 : 현대엔지니어링 또…아파트 신축 현장서 사망사고(3월10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 공사 현장에서도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반복되는 사망사고에 건설사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국 80여 곳의 공사 현장에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 현황 점검 및 안전대책 재수립 지침을 내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정 공기와 적정 공사비가 사전에 반영돼야 충분한 현장 안전관리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부실한 관리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면 그만큼의 페널티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사나 발주처가 안전 확보 과정에서 추가되는 공사비는 사회적 비용으로 인지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