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집값이 급등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등을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남부 12곳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이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은 뒤 8개월 만에 규제지역을 확대한 것이다.▷관련기사: '풍선효과·반도체 탄 집값' 동탄·기흥·구리도 묶었다(6월30일)
규제지역 확대 배경에는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에 반도체 클러스터 직주근접 수요가 몰린 이른바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이 있다. 서울과 접했지만 비규제지역인 구리시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점이 반영됐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규제지역 확대 조치가 이 같은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와 임대차 시장 수급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결국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브레이크는 걸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랩장은 30일 정부의 동탄과 기흥, 구리시 등을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것에 대해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거래를 끌어올렸다는 점이 정부가 규제에 나선 핵심 배경"이라고 짚었다.
함 랩장은 "단기적으로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일부 단지에서 거래 숨 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 몇 달간 급등했던 신축·역세권 단지일수록 매수 심리가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갭투자의 핵심은 레버리지인데, 규제지역에서는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막히고 전세대출 활용도 제한된다"면서 "또한 토허구역 지정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거래는 허가받아야 하고 실거주 요건이 부과돼, 단기 매매를 반복하던 투자자들의 진입은 상당 부분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청약·세제 관련 규제를 받는다. 무주택자와 처분조건부 1주택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이 40%, 유주택자는 0%다.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은 금지되며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낮아진다. 토허구역 내 주택 매수자는 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4개월 내 실입주, 2년간 실거주를 해야 한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청약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단기적인 시장 냉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면서 가격 상승세도 약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풍선 효과 우려
양 전문위원은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택의 거래가 위축될 경우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면서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공급 확대, 매입임대 확충,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등이 실제 입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짚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전월세 물건이 매우 부족한 지역"이라면서 "해당 지역에서도 저가 단지들은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꾸준히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의 집값 상승폭은 축소하겠으나 임대차 시장을 포함한 주택 시장의 불안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목소리다.
규제 지역에서의 주택 거래량이 줄더라도 가격 자체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상 모든 투자 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지금 부동산이라는 실물자산의 가격 변동의 방향성은 예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증시 호황에 따른 여유 자금과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하면서 특정 지역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을 고려했을 때 실수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적절한 자금여력을 가진 실수요자가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면 정부가 의도한 정책목표(시장 과열 대응)의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