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주류회사 오비맥주 경영진이 ‘토종’ 하이트진로보다 11배 더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내 주요 주류업체의 감사보고서에 나타난 경영진의 보수를 비교한 결과다.
국내 주류업계 중 경영진의 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오비맥주였다. 주요 경영진은 회사 경영에 권한과 책임을 진 등기임원 등이 포함된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주요 경영진에게 총 124억7137만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단기급여 121억7651만원, 퇴직급여 2억8327만원, 기타장기급여 1160만원 등이다. 오비맥주 경영진의 보수는 2013년 87억861만원보다 43.2% 늘었다.
오비맥주 측은 “임금 상승분과 지난해 인센티브가 지급되면서 경영진 보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작년 초 세계 최대 맥주 회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는 오비맥주를 인수한 뒤, 임직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했다.
경남 지역 소주인 무학의 주요 경영진은 지난해 37억4799만원을 받았다. 무학은 지난 2006년 알코올도수 16.9%의 ‘좋은데이’를 출시하며, 전국에 저도수 소주 열풍을 이끌고 있다. 막걸리로 제2의 전성기를 누렸던 국순당의 경영진은 19억5466만원을 받았다.
무학과 국순당은 오너가 등기이사에 포함되면서, 경영진의 보수가 높아졌다. 국순당의 최대주주 배중호 대표이사는 9억24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체 경영진 연봉의 절반을 수준이다. 무학의 대주주 최재호 회장은 35억1600만원을 받아, 전체 경영진 연봉의 93.8%를 독식했다.
롯데칠성음료 주요 경영진의 작년 보수는 13억2400만원이었다. 롯데는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에 이어 지난해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의 연봉은 6억9000만원으로, 경영진 보수의 절반을 가져갔다.
복분자주와 소주 ‘아홉시반’으로 알려진 보해양조의 경영진은 지난해 10억9515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주류업계 1위 하이트진로 경영진의 작년 보수는 10억8092만원이었다. 경영진의 보수는 2013년 23억2976만원에서 절반 이상 깎였다. 8억5000만원을 받던 박문덕 회장이 지난해 등기이사에서 빠지면서다. 소주 ‘참이슬’과 맥주 ‘뉴하이트’를 보유한 국내 1위 주류회사의 위상과 비교하면 임원의 연봉은 다소 인색하다는 분석이다.
▲ 주류업계 주요 경영진 보수
| 2014년 | 2013년 |
오비맥주 | 124억7137만원 | 87억861만원 |
무학 | 37억4799만원 | 36억9437만원 |
국순당 | 19억5466만원 | 18억8366억원 |
롯데칠성음료 | 13억2400만원 | 13억5600만원 |
보해양조 | 10억9515만원 | 9억4623만원 |
하이트진로 | 10억8092만원 | 23억2977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