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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는 똥"..까다로운 무슬림 입맛 잡으려면

  • 2015.04.29(수) 17:58

[식약처 할랄인증 설명회]
할랄식품 '허들' 들쭉날쭉
정부 "할랄인증 지원할 것"

 

"이슬람 사람들은 돼지는 '똥'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이런 게 단 한 방울이라도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할랄시장 진출 기업대상 설명회에서 할랄인증 관련 컨설팅업체인 펜타글로벌의 조영찬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할랄식품을 수출해서 부를 창출하자는 취지는 좋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분명 넘어야 하는 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할랄'은 무슬림들이 먹는 음식이다. 이슬람 율법에 의해 '허용된 식품'을 의미한다.

 

조건이 있다. 무슬림들은 죽은 고기, 돼지고기, 이슬람식으로 도축하지 않은 짐승을 먹어서는 안된다. 동물의 피 한방울도 들어가서는 안된다. 술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국가에서는 할랄식품 규정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위생 등 기존 먹거리 기준에 까다로운 기준이 하나 더 얹어진 셈이다.

 

규정을 통과한 식품에는 '할랄인증' 마크가 붙는다. 인증을 통과한 제품이라도 꾸준한 감독을 받아야 한다.

 

가장 공신력 있는 할랄 인증기관으로는 JAKIM(말레이시아)과 MUI(인도네시아)가 꼽힌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인도네시아 식품의약품안전처(NADFC) 수치 유리앙시(Suci Yuliangsih)는 "인도네시아에서 유통되는 모든 제품이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법이 최근 추가됐다"며 "지금은 할랄인증이 권고 사안이지만 5년 후부터는 의무가 된다"고 소개했다.

 

▲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로 할랄시장 진출 기업대상 설명회가 열렸다.

 

할랄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생산시설인증과 제품인증이라는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도계장에서 할랄인증을 받으려면 이슬람식 도축 과정을 지켜야 한다. 무슬림이 가축의 목을 한 번에 쳐서 죽인 후 피를 빼 내는 식이다. 전기 총으로 가축을 기절을 시킬 경우 이 과정에서 가축이 죽어서는 안된다.

 

식품에는 술, 돼지고기 등의 성분이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와는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흰 쌀' 역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벼를 도정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윤활유가 '동물성'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할랄인증 기관은 전 세계적으로 10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가 많은 만큼 기준도 들쭉날쭉이다.

 

조영찬 대표는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돈 백만 원만 주면 인증서를 주는 곳도 있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을 택해 할랄인증을 받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슬람 경제 현황 보고서(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에 따르면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2920억달러(1400조원)에서 오는 2019년 2조5370억 달러(270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할랄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할랄시장 진출 업체를 돕기 위한 정부의 발걸음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식약처 식품정책조정과 이동호 연구원은 "아직 처음이라 할랄인증 제도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라며 "식약처는 현장지원과 법 제도를 보완해 업체를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세계 각국의 할랄 인증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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