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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가 꺼낸 승부카드 `롯데홀딩스 상장`

  • 2016.02.19(금) 18:07

주총 겨냥 종업원지주회에 `당근`제시
`상장시 종업원지주회 1인당 25억원`
롯데그룹측 "실현 가능성 없는 공약"

▲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現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경우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의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회사에 임시주총을 요청한 그는 주총 승리의 '열쇠'를 거머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에 강력한 유인책을 제시했다.

 

신 전 부회장은 19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홀딩스를 상장해 복잡한 지분구조를 정리해야 한다"며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보유주식을 다른 회사 직원에게 양도하는 '주식보장제도'를 제안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 16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대상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임시주총에서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사장을 회사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자신을 롯데홀딩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릴 계획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하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가 있어야만 주총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이날 제시한 '주식보장제도'는 주총에 앞서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하기 위해 제시한 '당근'이라는 해석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는 10년이상 회사에서 근무한 과장급 이상 직원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은 1인당 약 1만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는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에게 매년 주식 액면가의 12%의 배당금을 제공하고 있다. 30년간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근무한 후 퇴직한다고 가정하면 매각금액을 합해도 2500만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이날 신 전 부회장이 제시한 '주식보장제도'는 종업원지주회가 보유한 120만4410주를 ▲종업원지주회 회원(1인당 약 1000주) ▲종업원지주회 이외 관리직 직원(1인당 약 400주) ▲일본 롯데그룹 직원(1인당 약 200주) ▲일본 롯데그룹 정년퇴직자(1인당 약 120주) 등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방안에 따르면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은 보유하고 있는 롯데홀딩스 주식을 세법상 평가액(1주당 50엔 상회)에 양도해 4000여명의 대상자가 분배해 갖게 된다.

 

롯데홀딩스 주식가치는 1조1000억엔으로, 이를 발행주식수 434만주로 나누면 1주당 주식가치는 약 25만엔이라는 것이 신 전 부회장 측의 설명이다. 주식을 양도하는 종업원지주회 회원의 입장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계획대로 상장이 진행될 경우 2억5000만엔(25억원)의 주식을 얻는 셈이다.

 

물론 주식을 나눠주지 않고 회원들이 약 1만주의 주식을 온전히 쥐고 있는 상태에서 상장이 이뤄질 경우에는 더 큰 금액인 약 25억엔(250억원)을 거머쥘 수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신 전 부회장 측의 설명이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가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 상장시 일반 주주들이 자신의 의결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된다고 생각해 롯데홀딩스 상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종업원지주회 회원의 입장에서는 신 전 부회장의 제안대로 자신이 들고 있는 지분을 넘겨야만 상장을 통해 25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또 1000억엔(1조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해 종업원 복리후생기금을 설립해 일본 롯데그룹 임직원과 가족에 대해 의료비 지원, 장학사업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3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상장에 앞서 주식을 팔고 싶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주식 매입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직원들이 주식을 팔고 싶어할 때에는 주식가치인 주당 25만엔에 가까운 금액으로 매입할 예정"이라며 "신동주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이 있어 1조원 마련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재원을 현실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에 앞서 종업원지주회를 유인하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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